[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대구 공무원이 늑장 신고를 한 데 대해 "스스로 통제할 수 있을 것 같아서"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16일 대구시에 따르면 발열 증상을 보여 메르스 검사에 들어간 대구시 대명3동 주민센터 소속 A씨(52)가 대구보건환경연구원(1차) 검사에 이어 질병관리본부(2차)에 가검물 검사에서 모두 양성 반응이 나와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지난달 27~28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은 후 지난 13일부터 오한 등 본격적인 메르스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A씨는 증상이 나타난 뒤에도 대중 목욕탕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으며 15일이 돼서야 보건소를 찾았다.
15일 격리되기 전까지 A씨는 주민센터에 출근해 복지관련 업무를 보고, 지난 8일과 12일에는 직원들과 회식을 하기도 했다. 회식자리에서는 술잔을 돌리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같이 서울삼성병원에 다녀온 어머니와 누나도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아 각각 서울삼성병원, 대전의 한 병원에 격리 중이다.
대구 남구청은 전날부터 A씨가 근무했던 대명3동 주민센터를 폐쇄하고 직원들을 모두 자가 격리 조치했다. 또 A씨가 다녀간 동명목간목욕탕을 방역 및 폐쇄조치 했다. 하지만 A씨가 고열로 불안정한 상태를 보여 지난 3주간 그의 동선 파악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서울삼성병원에 이틀이나 머물러 있었음에도 3주가 지난 후 발열 증세가 나타나서야 자진신고 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대구의료원에 격리된 후인 15일 오후 11시께 권영진 대구시장과의 통화에서 "(내가) 통제할 수 있을 것 같아서"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네티즌들은 대구 공무원에 대해 질타를 쏟아내는 한편 "정부가 '감기 수준'이라고 홍보한 탓에 몰지각한 행태들이 반복되고 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wha***, juh***라는 네티즌은 각각 "대구 메르스 공무원, 진짜 헛웃음 나온다" "메르스를 어떻게 통제해"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his***는 "대구 공무원을 '엽기 공무원'이라고 비난하는 것 같은데 '메르스는 가벼운 독감 수준이니 걱정할 것 없다'고 한 정부를 믿은 것 말고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라며 일침을 가해 수백개의 공감을 얻었다.
또 "중동 감기라고 선전하니 너무 당연한 일" "순진하게 정부말 믿으면 누구라도 자기가 메르스를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할 것" "보건 당국의 안일한 대처와 통제가 근본 원인이다. 개인에게 책임을 물어선 안 된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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