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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엘리엇 소송전서 드러난 법적 빈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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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법상 빈틈 노린 제2, 제3의 엘리엇 우리 주요 기업 발가벗길수도"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손선희 기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반대하며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의)의 공격으로 우리나라 자본시장법과 상법의 허점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


우리 기업들에게 유리할수도 불리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법의 허점을 노릴 경우 제2, 제3의 엘리엇이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을 무차별 공격 할수 있다고 보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엘리엇이 삼성물산에 대한 법적 공세를 이어가며 우리나라 자본시장법과 해외 관련 법과의 차이, 상법상에서의 헛점들이 하나둘씩 드러나며 이로 인한 갑론을박이 본격화 되고 있다.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 산정 방식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상장사의 합병 비율은 최근 1개월, 최근 1주일, 최근일 종가를 산술평균해 결정한다. 여기에 더해 계열사간의 합병 비율은 10%의 할증, 할인을 가중치로 두게 돼 있다. 철저하게 시장 가치를 따르는 것이다.

비상장사의 합병 비율은 순자산 방식으로 평가된다. 해외의 경우 비상장사는 순자산, 상장사는 자산과 주가를 함께 산술평균해 합병 비율을 산정한다. 삼성물산 입장에선 법에 따라 적법하게 합병 비율을 산정했고 엘리엇을 비롯한 일부 외국계 투자자, 소액투자자들은 이같은 합병 비율에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국내 기준과 국제적인 기준의 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에 엘리엇이 이같은 자본시장법을 바탕으로 투자자국가분쟁해결(Investor State Dispute Settlement, ISD)을 제기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엘리엇의 지분 공시 여부도 허점을 보이고 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의결권이 있는 주식 취득 비율이 5%가 넘을때 금융위원회와 거래소에 신고하도록 돼 있다. 이른바 5% 룰이다. 금융감독원에서 실제 시장에서 이를 적용하는 사례는 법과는 다소 다르다.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발행주식 총 수에서 취득 주식 비율로 5%를 정하고 있다.


엘리엇이 공시 직전까지 보유하고 있던 지분은 4.95%였지만 당시 의결권이 없었던 자사주를 제외하고 의결권 있는 주식만을 대상으로 집계하면 5%가 넘는다. 법은 어겼지만 법과 현실에 괴리가 있는 것이다.


엘리엇의 주주제안 자격을 놓고도 논란이다. 엘리엇은 지난 4일 삼성물산에 보유 주식을 현물 배당할 수 있도록 정관개정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식을 주주들에게 현물로 배당할 수 있도록 정관을 고쳐 달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상법에선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 보유 주주는 이사에게 주총 6주전 서면, 전자문서로 제안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상법의 상장사 관련 특례 조항을 보면 다르다. 상법 542조 6-2항에선 '6개월 전부터 계속해 상장사의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 총수의 1천분의 10 이상에 해당되는 주식을 보유한 자는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엘리엇은 주총 6주전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상법의 일반 규정에 따르면 주주제안이 가능하지만 특례 조항에 따르면 주주제안권이 없다. 6개월 전인 지난 연말 삼성물산의 주주 명부에 엘리엇의 명단이 없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준 의원(새정치민주연합)실은 "자본시장법을 비롯한 재계와 연관된 주요 법안들이 입법되고 개정되는 과정에 재계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며 현실과 차이를 보이거나 국제법과 상이한 사례들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법적 허점을 없애기 위해 입법 과정 전반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법조계 역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엘리엇의 몇가지 주장에 현행 법체계의 허점들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은 제2, 제3의 엘리엇이 우리 기업들을 타깃으로 나서며 이같은 허점을 파고 들어 우리 기업들을 발가벗길 수 있다는 우려다.


법조계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엘리엇이 치밀한 법리 싸움을 벌이는 것처럼 우리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주목 받으며 법과 제도의 빈틈을 노리는 사례는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며 "막대한 국부 유출을 막기 위해 법을 제정비 하고 재계 역시 입법 과정에서 국제적 기준에 따를 수 있도록 이해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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