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청약에 4조4096억원 몰려…투자금액 10배 넘는 평가차익
지배구조 강화 힘 보탤 듯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이 SK D&D 공모로 600억원대의 평가 차익을 내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최 부회장은 이 자금을 '최창원→SK케미칼→SK가스→SK D&D'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강화하는데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는 23일 유가증권 상장을 앞두고 실시한 SK D&D 공모주 청약에 4조4096억원이 몰려 경쟁률 574.68대 1을 기록했다.
지난 4~5일 진행한 수요예측에도 총 725개 기관투자가가 참여해 57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공모가도 2만6000원으로 희망공모가 상단을 초과했다. 공모가 기준 총 공모금액은 767억원이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2566억원에 달해 상장과 동시에 코스피 시총 100위권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SK D&D의 기업공개(IPO) 흥행으로 최 부회장은 투자금액 대비 10배를 훨씬 웃도는 평가차익을 거머쥐게 됐다. 최 부회장은 SK D&D 주식 258만5000주(30.16%)를 들고 있는데, 이번 공모에 구주매출은 하지 않았다.
공모가 2만6000원을 기준으로 최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672억원에 달한다. 당초 주식 매입 자금 47억원을 고려하면 625억원의 평가차익을 얻은 셈이다.
시장에서는 최 부회장이 SK D&D의 상장 연착륙 이후 지배구조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SK D&D 상장 이후 지분을 매각해 확보한 자금으로 SK케미칼 지분을 추가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다. 다만, 상장 후 최 부회장을 포함한 최대주주의 지분은 6개월 보호예수에 묶이기 때문에 올해 연말까지는 불가능하다.
SK케미칼에 대한 최 부회장의 지분은 13.17%에 불과하다. SK케미칼의 1대주주는 국민연금(13.39%)이다. 최 부회장은 특수관계인 지분을 더한 16.95%의 지분율로, SK케미칼을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최 부회장은 SK그룹 내 계열분리를 통한 독자경영을 위해서는 SK케미칼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최 부회장은 지난해 11월에도 SK가스 보유지분 6.1%를 전량 매각한 뒤 SK케미칼 지분 3%를 사들였다.
보호예수가 풀리는 6개월 후 SK D&D의 주가가 공모가와 같고 SK케미칼의 주가도 현 주가와 동일하다고 가정하면 최 부회장은 SK D&D의 지분을 매각한 자금으로 약 4.2%의 SK케미칼 지분을 추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 부회장이 SK케미칼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행사하기 위해서는 최소 지분율을 30%까지 높여야 할 것"이라며 "SK D&D나 SK건설의 지분을 매각해 추가로 SK케미칼 지분 매입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