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의심 환자로 분류돼 격리된 사람이 5000명에 육박했다. 하루 사이 확진 환자 수 증가세는 다소 완화됐지만, 다양해진 감염 경로에서 비롯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와의 접촉자가 많아 보건당국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추가 감염자 가운데 삼성서울병원 의사 1명의 경우 격리대상에서 제외돼 그동안 진료를 계속해온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14일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이날 메르스 확진자의 접촉자로 파악돼 자택과 기관에 격리된 사람이 모두 4856명으로 전날보다 842명늘었다고 밝혔다. 해제된 사람은 543명이다. 이날 7명이 추가 확진돼 환자가 145명으로 늘어나면서 추가 격리자 수도 격리 해제자 수보다 많았다. 현재 메르스 유전자 검사가 진행 중인 의심자는 모두 106명이다. 10명이 완치 퇴원했고, 1명이 이날 중 퇴원예정이며, 14명이 사망했다. 120명은 격리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확진자 가운데 138번 환자(37)은 삼성서울병원 의사로 지난달 27일 14번 환자(35)에 노출된 후 지난 10일 오후 격리되기 전까지 진료를 계속한 것으로 드러나 슈퍼 보균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책본부는 "삼성서울병원 이송요원인 137번 확진자와 관련해 삼성서울병원에서다수의 접촉자가 발생했다고 보고 민관합동TF 즉각대응팀이 병원에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것으로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신규 환자가 계속 발생하고 추가 전파 우려도 커지는 만큼 오는 24일까지 신규 환자의 외래와 입원을 제한하고 응급상황을 제외한 수술을 중단하는 등 부분 폐쇄에 준하는 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확진된 143번 환자(31)는 부산에서 여러 의료기관을 돌며 상당한 수의 사람들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책본부는 143번 환자와의 접촉자 관리를 위해 이 환자가 입원 중 확진 판정을 받은 좋은강안병원에 대해 운영 중단 조치하고 이 병원과 환자가 3시간 경유한 한서병원에서의 접촉자 700여 명의 명단을 확보해 조치중이라고 밝혔다.
또 센텀병원 응급실(30명)과 자혜의원(150명) 등에서의 접촉자도 자택격리 등 조치하는 한편 중앙역학조사반 긴급대응팀을 현지에 파견해 질병관리본부장이 직접 현장을 지휘할 예정이다.
대책본부는 또 전국 3112개 의료기관중 95.4%인 2970개 기관을 대상으로 모든 연령의 입원 폐렴 환자를 조사해 7명의 의심환자를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보건당국을 사칭해 "메르스 환자 지원금을 제공하겠다"며 개인정보를 묻거나 현금지급기 조작을 지시하는 등의 금융사기 사례가 확인됐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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