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모두 지난 7일 확진 판정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삼성서울병원에 입원 중인 임신부가 11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환자로 최종 확인됐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본부는 이날 세종정부청사 브리핑에서 109번째 확진자(39·여)가 질병관리본부 검사 결과 최종 양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삼성병원에 입원했다 지난 달 27일 이 병원 응급실에 급체로 실려온 어머니를 만나러 내려왔다 14번 환자(35)와 접촉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응급실에 있던 어머니(65, 73번째 확진자)와 아버지(71, 74번째 확진자)도 나란히 감염됐다.
보건당국은 109번 환자가 현재 안정적인 상태지만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기 어렵기 때문에 증상을 계속 관찰하고 있다. 감염내과와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 구성된 팀이 산모와 태아를 지속 관찰 중이다.
엄중식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 참석해 "산모는 근육통을 빼고는 열도 거의 나지 않고 호흡기 증상은 아예 없는 상태"라며 "지금과 같은 경증 증상이 회복되면 다음주 초 확진검사 후 2차례 모두 음성으로 나오면 정상 분만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임신부의 증상이 폐렴이나 중증 질환으로 악화될 경우 제왕절개 수술 등 적극적인 분만을 유도한 뒤 산모에게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는 등 직접 치료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엄 교수는 "다행히 산모가 36주로 출산을 2~4주 앞두고 상당히 안정기에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선 임신부의 메르스 감염 사례가 3건이 있었지만, 임신 초기나 중기에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다만 태아의 검체를 확보하는 문제 등으로 아직까지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가 태아에게 전염될 가능성에 대한 연구는 없다.
엄 교수는 "임신 중기에 태아에 대한 검사를 하기 위해선 양수 등 태아와 직접 접촉하는 검체를 얻어야 하는데 이것이 굉장히 위험하다"면서 "직접 검사를 통한 태아의 전파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바이러스의 경우 태아에게 감염되기는 쉽지 않다. B형 바이러스는 출산 과정에서 태아의 피부 손상 등에 의해 감염되고, 에이즈 바이러스도 전처치를 잘하면 출산과정에서 감염이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엄 교수는 "바이러스 자체가 태반을 넘어가는 일은 사실상 흔치는 않는 것 같다"면서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이를 증명하거나 추정할 수 있는 사례가 없기 때문에 굉장히 조심스럽지만 아직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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