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개 교회 단체 오전 11시부터 반대 릴레이 집회도 열려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찬반 논란이 격렬했던 성소수자 행사인 '2015 퀴어문화축제'가 9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개최됐다. 광장 인근에서는 기독교 단체들의 반대 집회도 벌어져 한때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축제 조직위는 당초 거리 행진까지 벌이려던 행사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28일까지 개최되는 제16회 퀴어문화축제 개막식만 150여명만 참석하는 소규모 행사로 진행했다.
축제에 참여한 사람들은 오히려 담담하게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개막식에 앞서 사전 공연이 시작되자 무지개색 형광봉을 흔들며 음악에 집중했다.
축제에 참여한 한 시민은 "축제가 시작되고도 계속되는 종교인들에 대해 대꾸할 가치가 없다"며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진짜 종교인이 아니지 않겠나"고 반문했다.
축제 개막식 사회를 맡은 강명진씨는 "작년 신촌에서 방해하던 사람들이 올해는 조직적으로 축제를 반대하려고 나섰다"면서 "자신의 종교적인 해석이 사회적인 기준으로 생각하며 자신들의 언사가 다른 사람들에 대한 폭력이 되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경란 서울시 인권위원장은 "올해 일부 단체들이 축제 개최를 조직적으로 방해해 광장 장소 신청을 위해서 8일간 노숙을 했어야 했다"며 "이번 축제가 서울광장에서 열려 더욱 뜻깊다"고 밝혔다.
이어 "성소수자들을 혐오하는 세력은 입에 담기도 어려운 말로 성소수자들이 우리의 이웃이라는 사실을 왜곡하려고 한다"며 "성소수자의 인권을 위해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동성애반대 비상대책위원회 등 교회단체 28곳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서로 교대해 가며 동성애 반대 연합 기도회를 진행했다.
이들 단체들은 "동성애로부터 구원하기 위해 반대집회를 열고 있다"며 북·장구 등을 든 참가자 150여명이 찬송가에 맞춰 태극기를 흔들거나 부채춤을 췄다. 찬송가 중간 박자를 쉴 때마다 "할렐루야", "예수"를 외쳤다.
집회는 축제 개막식 시간이 임박해가면서 서울광장으로 자리를 옮겨서도 이어졌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최모(23·여)씨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은 둘째치고 너무 시끄럽다"며 귀를 막고 자리를 떠났다. 인근 직장인이라는 전모(40·남)씨도 "회사에서 이곳을 지날때마다 귀가 아프다"며 "지금 보니 오늘 온 축제 관계자들보다 기독교 단체가 더 많은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경찰은 폴리스 라인을 설치하고 축제 조직위보다 많이 몰린 교회 단체 관계자들의 출입을 통제했다.
그럼에도 한 교회단체 관계자는 축제 무대를 준비하고 있는 주최측 천막에 난입해 소리를 지르며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반대 집회를 주도해 온 임모 목사는 "방금 남대문 경찰서에서 무슨 종이를 들고왔지만 무시했다"며 "감옥가면 되지 않냐, 오히려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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