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삼성물산 지분 7.12% 매입…경영참가 선언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 지분 7.12%를 취득하고, 경영참여를 선언했다. 이와 함께 엘리엇은 지난달 26일 발표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이 주주 이익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장내매수를 통해 삼성물산 1112만5927주를 취득해 7.12%의 지분을 확보했다. 보유 목적은 경영참가다.
공시 직후 엘리엇은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계획안은 삼성물산의 가치를 상당히 과소평가 했을 뿐 아니라 합병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으며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삼성그룹은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의 주식 전량을 매입하는 방식을 통해 합병을 진행키로 한다는 내용의 계획안을 발표했다. 제일모직이 1대 0.3500885의 비율로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 시장에서는 삼성그룹측이 오너 일가의 이익을 위해 삼성물산에 불리한 합병안을 내놨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삼성물산 지분가치를 8조원대로 평가했는데 이는 삼성물산이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가치밖에 안 된다는 지적이었다.
합병안에 대한 부정적 의견에 외국계 헤지펀드가 실력행사에 나섬에 따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삼성그룹 측의 삼성물산 지분율은 자사주와 계열사 포함 19.7%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외국인 지분율은 32.1% 나 된다.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 합병을 반대했던 국민연금은 9.8%를 갖고 있다. 엘리엇이 다른 외국인 투자자나 국민연금과 연대할 경우, 삼성그룹 측을 위협할 수 있다는 얘기다.
1977년 설립된 엘리엇은 엘리엇어소시에이츠와 엘리엇인터내셔널 두개의 펀드를 운영한다. 전체 운용자산은 미화 260억달러(약 29조원)에 달한다. 엘리엇의 투자 전략은 주주가치 증대와 도덕적인 기업지배구조라는 바탕에 모든 주주들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자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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