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벤 버냉키 전(前)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미국 중앙은행) 의장(사진)이 논쟁거리였던 양적완화와 소득 불평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버냉키는 Fed의 양적완화 정책이 소득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 동의했다. 하지만 소득 불평등 심화는 양적완화 이전부터 계속됐던 장기적 현상이라며 Fed의 양적완화가 소득 불평등의 원인이라는 식의 주장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버냉키가 1일 브루킹스 연구소 홈페이지에 있는 블로그에서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며 Fed가 소득 불평등 심화를 해소할 수 없다는 견해를 밝힌 것이라고 전했다.
버냉키는 "양적완화 정책이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주장은 양적완화가 주가 상승 등 자산 가격 상승에 일조한다는 견해에서 출발한다"며 "부자들이 중산층이나 저소득층보다 더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양적완화는 이미 매우 심각한 부의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썼다.
하지만 버냉키는 소득 불평등 심화는 매우 오래된 현상이라며 그 원인은 다른데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득 불평등은 근본적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된 우리 경제의 구조적 변화의 결과"라며 그 원인이 된 변화로 세계화, 기술의 진보, 인구 변화, 노동시장 변화 등을 언급했다.
버냉키 의장은 근본적으로 양적완화가 미국 경제의 성장을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중산층과 저소득층에도 불리한 것은 아니며 소득 불평등 심화가 양적완화 정책의 고민거리가 돼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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