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자원외교 비리 의혹에 휩싸인 강영원(63)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검찰에서 모든 걸 다 제대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강 전 사장은 이날 짙은색 정장 차림으로 9시35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도착했다. "(자원 개발사를)무리하게 인수해서 손해끼친 혐의 인정하느냐", "인수 과정을 전 정부에 다 보고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모두 "검찰에서 성실히 말하겠다"고 답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강 전 사장은 석유공사에 1조원대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강 전 사장은 2009년 10월 날을 시세보다 3133억원이나 웃돈을 주고 주당 10달러(1조3700억원)에 사들이는 계약을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입 5년 뒤인 지난해 8월 석유공사는 날을 1000억원에 팔아 1조원 이상 매각 손실을 남겼다.
지난 1월 감사원은 강 전 사장 등을 배임혐의로 고발했다. 수사에 착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임관혁)는 지난 12일 석유공사 본사와 강 전 사장 거주지 및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또 석유공사와 투자자문사였던 메릴린치 은행 서울지점 관계자를 불러 당시 상황을 복원했다.
검찰은 강 전 사장이 날의 부실을 알고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한 자주개발률(국내외에서 직접 개발, 확보한 석유·가스 생산량을 국내 소비량으로 나눈 비율)을 목표치에 맞추기 위해 인수계약을 강행한 것으로 보고 이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