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모델’ 타깃… “수익 구조 개선에 집중할 것”
[이탈리아 로마=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이 올해 티볼리 판매 목표를 6만대로 늘렸다. 당초 3만8500대의 목표를 2만2000여대 더 늘린 것으로 국내의 폭발적인 판매량과 유럽에서의 호평 등을 감안한 조치다.
28일(현지시간) 최 사장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티볼리 글로벌 미디어 콘퍼런스’ 참석에 앞서 국내 기자단과 자리를 갖고 유럽 시장 공략에 대한 중장기 전략을 소개했다.
이날 최 사장은 오전부터 진행된 국내외 기자단 시승행사에 직접 참석하며 티볼리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로마에서 티볼리까지의 77㎞ 구간을 직접 수동변속기(MT)로 운전한 최 사장은 “복잡한 시골길 위주의 코스임에도 티볼리의 주행 능력이 최대한 발휘됐다”며 시승 총평을 내리기도 했다.
최 사장은 이번 글로벌 시승행사를 기점으로 유럽 판매가 확대되는 만큼 그에 맞는 전략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터키와 러시아, 브라질 등 이머징 마켓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탓에 자동차 수요 역시 줄어들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는 손익도 맞추고 물량도 조절 가능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세부적으로는 ‘고급사양 판매’를 내세웠다. 옵션이 많이 포함된 딜럭스 모델을 판매 시장에 앞세워 지금의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얘기다. 최 사장은 “유럽의 경우 SUV 연 판매량은 260만여대로 이중 27%는 티볼리가 포함된 B 세그먼트로 현재 30~40%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판매량이나 수익구조 개선에 크게 도움될 것”이라고 밝혔다.
출시 전 유럽에서의 평가와 국내에서의 폭발적인 반응 탓에 티볼리 연간 판매목표 역시 6만대로 늘렸다고 털어놨다. 최 사장은 “당초 계획했던 티볼리 판매량 3만8500대를 크게 웃도는 6만대로 목표치를 조정했다”며 “이같은 성장세를 유지할 경우 내년에는 10만대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조절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최 사장은 “국내 공장 생산량을 조절하는 문제는 노조와의 협의가 필요한 부분으로 주문량이 크게 밀린 상황에서 수익구조까지 맞출 수 있는 공급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외 미국 시장 진출 계획도 털어놨다. 현재 시장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으로 안전이나 연비 등을 맞춰야할 게 많은 만큼 시장 진입을 위한 준비 기간을 3년으로 잡았다는 게 최 사장의 설명이다. “유럽과 달리 미국은 하이웨이가 많아 빠른 시간에 추월이 가능한 가속 능력을 갖춘 엔진 개발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현재 수출이 중단된 러시아 시장에 대해서는 관망세를 유지하겠다고 언급했다. “지엠과 포드 등이 러시아 시장 전면 개편에 나설 정도로 시장은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가격면에서 경쟁이 가능할때까지 AS 위주로 시장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취임 두 달여를 보낸 소회에 대해서는 “티볼리를 기점으로 쌍용차가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 희망을 봤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티볼리 유럽 출시에 맞춰 ‘Escape from the ordinary’ 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만큼 범유럽권을 대상으로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차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단일차종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를 갖춰나가겠다”고 전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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