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계가 베트남으로 생산공장을 집중시키고 있다. 국내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집중시키는 것 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지역 수출을 위한 생산물량도 태국 등에서 베트남으로 이전시키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초 배트남 호찌민 동부 사이공하이테크파크(SHTP)에서 소비자가전(CE) 복합단지 기공식을 진행했다. TV 라인 중심이 될 이 단지는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이날 첫삽을 떴다.
단지 규모는 70만㎡로, TV 라인이 먼저 들어선 다음 에어컨과 세탁기, 냉장고 라인을 차례로 세워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1차 투자 규모는 5억6000만 달러다.
지난 1분기부터 삼성전자는 태국 TV생산라인의 물량도 줄인 것으로 보인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가 수익성이 악화된 만큼, 글로벌 생산법인 슬림화를 통해 경영 효율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베트남 가전공장을 설립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때부터 태국의 동남아향 TV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LG전자도 가동 중인 대형 TV생산라인을 태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한다는 사실이 전해지기도 했다.
LG전자는 기존에 베트남 내수공급을 중심으로 운영하던 흥이옌(TV, 휴대폰)과 하이퐁(세탁기, 청소기, 에어컨)생산공장을 '하이퐁 캠퍼스'로 통합 이전할 계획이다.
'하이퐁 캠퍼스'에서는 TV, 휴대폰, 세탁기, 청소기, 에어컨, IVI(In-Vehicle Infotainment,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품)등을 생산한다. 베트남 내수공급 및 원가경쟁력을 내세워 아시아는 물론 글로벌로 수출한다.
삼성, LG 등 글로벌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뛰어드는 것은 인건비가 싸고 세금 혜택이 많은 많은 베트남에서 제품을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서다.
KOTRA에 따르면 베트남의 최저임금은 90~120달러 선으로 중국 평균 약 300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또 인구 9000만명 중 30세 이하가 50%를 웃돌 정도로 젊은 노동력이 많다.
베트남인들의 근로 성향이 한국인들과 굉장히 닮아 있다는 점도 기업들에게 매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근면 성실하고 일을 완벽하게 하려는 성향이 있어 제품 생산을 하기에 적합하다는 것.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해외 노동력이 아무리 싸더라도 일하는 성향 자체가 맞지 않아 난감한 경우가 많은데, 베트남은 그렇지 않았다고 들었다"며 "세금 혜택 등도 국가에서 주도하고 있으니 일석이조인 셈"이라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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