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이 채권시장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개방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22일 중국 인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중국 은행 간 채권 시장(CIBM)에 투자할 수 있도록 승인을 받은 외국인기관투자자 수는 152곳으로 늘었다. 인민은행은 올해 32개 외국인기관투자자의 자국 채권시장 투자를 허용했다. 지금 이 속도대로라면 올해 중국 은행 간 채권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는 외국인기관투자자 수는 지난해 기록 34개를 크게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채권시장 접근 허용 속도를 높이면서 외국인 펀드매니저들이 보유하고 있는 중국 채권 규모도 7130억안으로 늘었다. 2013년 말 보다 78%나 증가했다. 외국인 펀드매니저들의 중국 주식 보유 규모 6010억위안 보다도 많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채권시장 개방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 위안화 국제화 추진과 자본이탈 방어에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풀이했다. 또 외국인 자금이 중국 금융시장 혼란으로 흔들릴 수 있는 채권 시장 완충장치 역할을 하면서 안정성 또한 높아질 수 있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풍부한 자금은 중국 기업과 지방정부의 채권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비용을 줄이는데도 기여해 정부의 경제성장 촉진 노력에 힘을 보태줄 수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투매 분위기 속에서도 중국 채권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중국 5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한 달간 0.31%포인트 하락해 현재 3.117%를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미국 5년물 국채 금리가 0.2%포인트 넘게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금융정보 제공업체 EPFR글로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외국인 투자자들은 3주 연속 중국 채권 순매수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최장기간 유지되는 순매수세다.
한편 중국 은행 간 채권 시장은 중국 내 3개 채권 시장 가운데 기관투자자들이 가장 활발하게 거래하는 시장이다. 1994년 시작될 당시에는 은행끼리만 거래했으나 지금은 다양한 투자자들이 참가하고 있다. 국채, 지방채, 정책은행 채권, 단기 회사채 등이 은행 간 채권 시장을 통해 거래된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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