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한화토탈이 올해 대한석유협회 가입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정유사업자임을 대내외적으로 정식 인정받기보다 삼성-한화 인수 후 통합작업에 더 무게를 쏟아야할 시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한화토탈은 대한석유협회 총회 한 달 전인 현재까지 회원사 가입신청을 하지 않았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신규회원 가입 찬반논의는 석유협회 총회에서 다뤄진다"며 "회원사 가입을 위해서는 미리 신청서를 제출해야하지만 한화토탈로부터 접수된 게 없다"고 말했다.
정유업계에서는 삼성토탈(한화 인수 전)의 회원사 가입이 기존 정유사들의 반대로 한차례 무산된 적이 있어서 한화측이 신중한 자세를 취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13년 12월 삼성토탈은 이듬해 4월 총회를 앞두고 석유협회 회원가입을 신청했다. 그러나 정유4사는 '기존 정유사와 성격이 다르다'는 이유로 추후에 재논의키로 했다. 이후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고, 결국 올 6월 정기총회로 떠밀려왔다. 일각에서는 삼성토탈이 한화에 인수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번에는 한화가 사내 통합 주력을 이유로 일단 보류했다. 그러면서도 알뜰주유소 사업은 기존 삼성토탈이 해온 방식대로 진행, 오는 6월 예정인 알뜰주유소 입찰에 적극 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석유협회 가입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다"며 "올해는 석유협회 회원사 가입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화토탈는 석유협회 가입 여지는 남겨두고 있다. 석유협회에 가입하게 되면 정유사업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아 동일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고, 업계 정보공유와 대정부 공동 대응 등이 가능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식 정유사업자로 업계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거쳐야할 관문이다.
관건은 기존 정유4사 과반이상의 찬성을 이끌어내는 일이다. 그러나 가입요건을 100% 충족하지는 못해 걸림돌이 되고 있다. 석유협회 정관에 따르면 석유정제 시설을 갖춰야하고, 석유사업법상 석유정제업자로 등록되어 있어야 회원가입이 가능하다. 한화토탈은 석유정제업자로 2010년 등록했지만 정제시설은 갖고 있지 않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한화토탈은 원유정제시설 없이 부산물을 통해 휘발유를 생산해내는 형태라 생산목적성을 갖고 정제공장을 둔 정유4사들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총회에서는 전용원 대한석유협회장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신임 협회장 선출 또는 연임 여부가 논의될 예정이다. 석유협회장 임기는 2년이며 연임이 가능하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