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예적금보다 높은 금리
만기까지 갖고 있으면 원금 보장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 30대 직장인 신예슬씨는 요즘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고민이다. 주변에서는 증시가 활황이라며 주식투자를 권하는데 변동이 심한데다 자칫 잘못 들어갔다 '상투(값이 가장 비쌀 때 주식을 사는 것)'를 잡지 않을까 주저하는 상황이다. 신씨는 과거 주식투자에 실패한 경험이 있어 보다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던 차에 한 펀드매니저로부터 주가연계파생결합채(ELB)를 추천받았다. 수익이 안정적이고 원금보장까지 받을 수 있어 신씨는 크게 만족했다.
요즘처럼 증시 변동이 심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들 경우 ELB가 대안이 될 수 있다. ELB는 기존 '원금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의 다른 이름으로 주식ㆍ주가지수 등과 연계해 미리 정해놓은 손익조건에 따라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은행 예ㆍ적금보다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으며 증권회사가 망하지 않는 한 원금이 보장된다.
지난해와 올해도 투자자들은 ELB를 통해 금리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만기 상환된 2331개 ELB 상품의 평균 연환산수익률은 3.52%로 나타났다.
코스피 200과 홍콩H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현대증권의 '현대able(ELS)384'가 수익률 10.52%로 1위를 달성했다. 코스피200과 SK텔레콤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교보증권(ELS)1476' 9.69% , 홍콩H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미래에셋증권(ELB)2' 8.29%, KT&G와 SK텔레콤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대신증권(ELS)2337'이 8.02%의 연환산수익률을 올리며 투자자들에게 안정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효과를 안겼다. 특히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B 상품이 대부분 높은 수익을 거뒀다. 수익률 상위 100개 ELB상품 중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B상품은 85%에 달했다.
증권사들도 저마다 ELB 발행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3일 아시아태평양지역 12개국에 분산 투자하는 원금보장형 상품 '미래에셋 아시아퍼시픽 롱숏 ARS'을 출시하며 자사 최초로 '롱숏 ELB' 시장에 진출했다. 유진투자증권도 지난 15일 총 200억원 규모의 ELB를 발행했다. KOSPI200이 기초자산인 1년 만기 상품으로 기초자산의 평가가격이 최초기준가격의 50% 이상인 경우 연 2.50%, 최초기준가격 미만인 경우 연 2.49%를 받는 구조다. 이밖에도 동부증권, 현대증권, 하나대투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이달 들어 잇달아 ELB를 발행했다. KOSPI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며 최초기준가격의 85%~120%일 때 4.75%~12%를 주며, 이 범위를 단 1회라도 벗어나면 1%의 수익만 주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1%대 저금리 시대에 '중위험 중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수요에 맞춰 ELB 발행 규모가 점차 늘고 있다"며 "올해 1분기 ELB가 포함된 ELS 발행액은 24조10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4%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ELB 투자에도 주의할 점은 있다. 원금보장이라고 하지만 중도 상환을 할 경우 당시 평가액의 96~98%를 지급하기 때문에 원금보다 적은 금액을 받을 수 있다.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만기까지 보유해야 하므로 자금의 유동성이 묶인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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