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골프연습장을 부르는 명칭이다.
미국에 간 친구가 한국식으로 "인도어 (indoor)가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미국인은 무슨 뜻인지 몰라 고개를 갸우뚱했다. 일본에서 골프붐이 한창 일던 1960년대 초 실내의 좁은 공간이나 옥상 위에 연습장을 만들어 놓고 '인도어(실내골프장)'라 부르기 시작한 게 출발점이다. 국내에서는 아직도 이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영어로는 보통 '드라이빙 레인지(driving range)'와 '프랙티스 티(practice tee)', '프랙티스 레인지(practice range), '프랙티스 그라운드(practice ground)' 등으로 부른다. 그 내용은 조금씩 다르다. 먼저 독립된 골프연습장을 '드라이빙 레인지'라 한다. '레인지'는 범위 또는 구간을 말하며 비교적 넓은 공간을 의미한다. 사격장은 '파이어링 레인지(firing range)'다.
미국에는 많은 '드라이빙 레인지'를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자동차 운전연습장이 '드라이빙 레인지'였다. 골프에 미친 한 청년이 넓고 평평한 운전연습장에서 샷 훈련을 해 골프연습장이 되었다는 게 어원이다. 지금도 주택가에서 'improve your driving'이라는 간판을 볼 수 있는데 자동차 운전학원 광고로 오인할 수 있다.
원칙적으로 타구 거리가 200야드 이상인 연습장을 말한다. "골프연습장이 어디있습니까?(where is the driving range?)"라고 질문 하면 "클럽하우스 옆에 있어요(just near the clubhouse)"라는 대답이 나올 것이다. 골프장의 부속 연습장, 예를 들면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의 연습장은 '프랙티스 레인지(practice range)'다. 라운드 전 몸을 풀기 위한 연습장이다.
전장은 '드라이빙 레인지'와 비슷하다. 미국에서는 천연 잔디 위에서 실전과 똑같이 연습공을 친다. '플랙티스 티(practice tee)'는 1번홀 티잉그라운드 바로 옆에 연습장을 설치하고 티 샷 전에 30여개 공을 칠 수 있도록 만든 간이 연습장 격이다. 클럽 파손방지를 위해 고무로 된 '레인지 볼(range ball)'을 쓰는데 실제 공보다 20야드 정도 덜 나간다. 골프공을 넣는 바구니는 철사로 만들어져 있어 '와이어 버킷(wire bucket)'이다.
연습장을 '닭장'이라고 부르는 골퍼가 있는데 이는 정식 용어가 아니다. 비행기 조종석을 '콕픽(cock pit)' 즉, 닭장이라 하는데 'cock'은 닭이고 'pit'은 움푹파인 곳이다. 골퍼가 좁은 그물망에서 연습을 하는 것이 닭장에서 노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생겼다. 연습장 타석은 '박스(box)'다. 타석에 들어간다는 '스텝 인투 더 박스(step into the box)'라고 하면 된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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