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준, 공황장애 극복하고 "생애 첫 우승"

매경오픈 최종일 1오버파 '2타 차 우승', 제이슨 노리스 공동 2위

문경준이 매경오픈 최종일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환호하고 있다. 사진=KGT 제공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늦깎이 골퍼' 문경준(33)이 드디어 생애 첫 우승을 일궈냈다.

프로 데뷔 이후 무려 10년 만이다. 17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골프장(파72ㆍ6942야드)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투어(KGT) GS칼텍스 매경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1오버파를 더해 2타 차 우승(4언더파 284타)을 완성했다. 우승상금이 2억원이다.

고교 시절까지 테니스를 하다가 대학교 2학년이 돼서야 골프로 종목을 바꾼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2006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정회원이 됐다. 2007년부터 투어에서 활동했지만 오랫동안 '무명'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다가 지난해 KPGA선수권 준우승과 신한동해오픈 공동 2위로 서서히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타 차 2위로 출발한 이날은 버디 4개와 보기 2개, 트리플보기 1개로 1타를 까먹었지만 선두 제이슨 노리스(호주)가 5오버파로 자멸하는 등 운까지 따랐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는 특히 트리플보기라는 치명타를 얻어맞았지만 2위와의 격차가 커 의미가 없었다. 노리스는 공동 2위(2언더파 286타)로 밀렸고, 김도훈(26)이 4언더파의 데일리베스트 스코어를 앞세워 이 그룹에 합류했다.

문경준은 우승 직후 "2008년 공황 장애에 시달리면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지도 못했다"는 힘들었던 사연을 공개했다. "2009년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명상과 등산으로 마음을 가다듬었다"며 "2011년 11월 결혼과 함께 점차 정신적인 안정을 찾았다"고 했다. "더 많은 우승 보다는50살이 넘어서 시니어투어까지 뛴다는 생각으로 꾸준한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곁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