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최대 생산광구서 40년간 8억 배럴 원유 생산량 확보
-2003년 첫 해외유전개발 사업 이후 12년만의 성과
-'자원외교비리'로 얼룩진 여론의 따가운 시선 견뎌내 40년 먹거리 창출
"하루 정제능력의 10%인 6만5000배럴을 직접 개발, 공급할 수 있도록 해외 광구 5곳을 개발 중이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2005년 '원유 자급자족론'을 내세우며 해외자원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10년.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성과 탓에 외로운 외길을 걸어야했던 허 회장의 '자원개발의 꿈'이 10년만인 2015년 빛을 발했다.
14일 GS에너지는 아랍에미리트(UAE) 최대 생산광구인 아부다비 육상석유운영회사(ADCO) 생산유전 조광권 지분 3%를 취득하고 지분에 대한 권리를 40년간 보장받게 됐다고 밝혔다. 허 회장이 캄보디아 '블록A' 해상광구를 통해 유전개발사업에 진출한 지 12년 만이다. 이번 사업으로 GS에너지는 최대 8억 배럴의 원유 생산량을 확보하게 됐다. 하루 약 5만 배럴씩 40년간 생산 가능한 양으로 국내 유전개발사업 역사상 단일사업 기준 최대 규모다. 허 회장의 12년 끈기가 GS의 40년 먹거리를 창출한 셈이다.
10년 이상을 끌어온 자원개발 사업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GS칼텍스는 러시아·베트남·방글라데시·아제르바이잔 등 4개국에서 진행했던 탐사 작업에서 고배를 마셨다. 유망성이 없는 사업에 대해서는 아쉬운 마음을 접어야했다.
'자원외교비리'로 얼룩진 여론의 따가운 시선도 넘어야할 산이었다. GS에너지와 컨소시엄을 통해 기술협력하기로 한 한국석유공사가 최근 자원외교비리 문제로 차질을 빚게 된 것. 당초 석유공사도 아부다비 생산광구 지분 인수를 위한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었지만 자원외교 수사로 중단됐으며 결국 GS에너지 단독으로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단 석유공사는 재무구조 개선시 2020년까지 GS에너지 참여지분의 30%(전체의 0.9%)를 매수할 수 있는 청구권을 확보했다.
아부다비 육상생산광구의 하루 생산량은 160만배럴로 UAE 전체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과거 75년간 엑손모빌, 토탈, 쉘 등 글로벌 석유 메이저 회사들만 참여해왔던 초대형 광구다.
GS에너지는 아부다비 육상생산광구 참여로 오는 7월부터 하루 약 5만 배럴의 원유를 국내에 들여오게 됐다. 해당원유에 대한 처분권도 부여받아 자유롭게 팔수도 있다. 게다가 아부다비 육상생산광구가 이미 원유가 생산 중인 생산광구이기 때문에 탐사 및 개발에 대한 리스크도 없다. 생산되는 원유는 머반유(Murban Crude)로, 두바이유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우수한 유종이기 때문에 향후 40년 동안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전망이다.
이번 조광권 획득은 정부차원의 적극적 지원과 한·아부다비 국가간 협력관계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2011년 한·아부다비 정부간 체결된 석유·가스 분야 개발협력 MOU에 따라 본 사업 추진이 가시화되었고 지난해부터 이어온 양국 정상 상호방문을 통한 신뢰구축이 이번 사업 결실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GS에너지는 아부다비 육상생산광구 사업 외에도 아부다비 3개 광구와 미국 오클라호마 육상 네마하(Nemaha) 광구 등 기존의 해외 광구사업도 현재 활발히 진행 중이다. GS에너지는 이와 같은 자원개발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해외자원개발 사업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나완배 GS에너지 부회장은 "글로벌 석유 메이저들만이 참여할 수 있었던 광구에 GS에너지가 참여할 수 있게 된 데에는 정부와 석유공사의 적극적 지원과 협조가 큰 역할을 했다"며 "GS에너지는 본 프로젝트를 통해 회사의 안정적 수익창출뿐만 아니라 국가 에너지안보에 기여하는 등 국익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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