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 16일 ARFU 럭비챔피언십 홍콩전 출전
[송도=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어머니의 나라에서 국가대표로 뛰며 그동안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 싶습니다."
럭비대표팀에 태극마크를 꿈꾸는 외국인 선수가 있다. 안드레 진 코퀴야드(24).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 국적을 가지고 있다. 미국 19세 이하 청소년 대표를 지낸 실력파. 195㎝ 95㎏으로 체격이 단단하고 풀백과 윙을 병행해 경기에서 활용폭이 크다. 한국 이름은 김진이다.
안드레는 오는 16일 오후 12시 인천 남동 아시아드 럭비경기장에서 열리는 홍콩과의 아시아럭비풋볼연맹(ARFU) 럭비챔피언십 홈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정형석 감독(56)은 "기본기를 갖췄고 훈련하는 태도가 진지하다. 성격도 좋아 동료와 잘 어울린다. 대표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드레는 대한럭비협회의 엠블럼이 왼쪽 가슴에 붙은 훈련복을 휴식시간에도 벗지 않고 숙소를 누빈다. 무궁화 모양의 마크를 여러 번 어루만지며 뿌듯해한다.
국제럭비위원회(IRB)에는 귀화 여부와 관계없이 특정 국가의 대표 선수로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 조부모나 부모 중 한 쪽이 그 나라 출신이거나 태어난 국가에서 3년 이상 거주하면 자격을 얻는다. 안드레는 서울에서 태어나 유치원까지 다녔고, 어머니가 한국인이라 조건을 충족한다. 그의 어머니는 한국 패션모델의 '대모'로 통하는 김동수(58) 한국모델학회장 겸 동덕여자대학교 교수다.
안드레는 "부끄러울 정도로 열심히 응원을 해서 경기장에 오시지 말라고 했는데 이번에는 대표 선수로 활약하는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어머니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식품 무역업을 하던 아버지 노르웰 코퀴야드(63) 씨와 어머니가 모두 바빠 가족이 함께 지낼 시간이 부족했다. 외아들인 그는 아버지의 일터를 따라 일본과 중국, 캐나다 미국 등으로 옮겨 다니며 학교를 다녔다. 어머니는 외국 생활을 하는 아들을 위해 수시로 김치를 만들어 보내는 등 뒷바라지를 했다.
"늘 감사하죠. 어머니도 바쁘신데 한국에 머무를 때면 스케줄을 미루고 일찍 귀가하셨어요. 럭비를 할 수 있는 좋은 체격도 물려주시고…"
안드레는 열다섯 살에 캐나다로 건너가 럭비를 처음 접했다. 버클리대학교에서 정치학을 전공하면서도 럭비를 계속했다. 목표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19년 럭비 월드컵 출전. 나아가 한국 럭비의 미래를 그릴 행정가도 꿈꾼다. "럭비는 손과 발을 모두 사용하면서 몸으로 부딪히고, 치열한 두뇌 싸움도 필요한 종목입니다. 특히 출신지역과 문화에 구애받지 않고 사람들과 호흡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에요. 럭비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대표팀에도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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