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전기가 필리핀에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공장을 추가로 짓는다. MLCC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삼성전기는 11일 공시를 통해 필리핀 법인의 신공장 건축 등에 288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필리핀 법인은 MLCC를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번에 신설되는 공장도 MLCC 생산용이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흘려보내는 부품으로 스마트폰과 TV, PC 등에 사용된다.
최근 MLCC 수요는 꾸준한 증가세다. 중국 업체들의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데다, 갤럭시 S6의 판매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기가 올해 1분기에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60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에도 MLCC 매출 증가가 기여했다. 최근 삼성전기는 MLCC 수요가 급증하면서 부산 등에 위치한 생산공장을 100% 가동해왔다.
MLCC 수요 증가는 매출로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기의 LCR사업부는 MLCC가 매출의 3분의 2수준을 차지할 만큼 주력 사업으로 성장 중이다.
삼성전기는 필리핀 공장 증설을 통해 MLCC에 대한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1~2위를 기록 중인 글로벌 MLCC 시장 내 위상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기는 일본 무라다(30대 후반%)에 이어 2위(30%대 초반)에 올라 있다. 부품 업계에서 강세를 보이는 일본 업체들과 경쟁, 혹은 이미 앞선 경우도 있어 삼성전기는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내년 말 신공장 가동을 목표로 다음달부터 건설 작업을 시작한다"며 "총 투자액 2880억원 중 2000억원 정도는 공장 건설에 소요되고 나머지는 운영자금 등 통상적인 의미의 투자"라고 설명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