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으로 보폭 넓히는 네이버·다음카카오
경쟁 범위도 중고거래·유아동 등으로 확장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다음카카오와 네이버(NAVER)가 인수합병을 통해 다방면에서 '영역다툼'을 벌이고 있다. 양사가 경쟁적으로 스타트업을 인수해 플랫폼 선점에 나섰다. 포털과 SNS에서 나아가 중고거래·유아동·스마트폰 초기화면 등으로 경쟁 범위도 확장되는 모양새다.
다음카카오와 네이버는 재빨리 변화하는 모바일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을 인수해 서비스 혁신 동력으로 삼고 있다. 다음카카오와 네이버의 이같은 움직임은 2001년부터 150여곳이 넘는 기업들을 인수하면서 회사를 키워가는 구글을 연상케한다.
다음카카오는 8일 벤처투자전문 자회사 케이벤처그룹을 통해 디지털 기기 중고 거래 앱을 만든 '셀잇'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다음카카오 출범 이후 진행된 인수로는 키즈노트, 케이큐브벤처스에 이어 세 번째다.
케이벤처그룹은 "모바일 중고거래 플랫폼은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충분한 가치가 있다"며 "셀잇 투자를 시작으로 다음카카오의 전문성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벤처 기업 투자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카카오는 2014년 말 어린이집·유치원 알림장 앱 '키즈노트'를 인수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사용하는 알림장을 앱으로 구현한 '키즈노트'는 다음카카오 인수 이후 4개월만에 가입자가 100% 늘었다.
다음카카오는 스타트업 투자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3월 인수한 '케이큐브벤처스'는 김범수 의장이 2012년 설립한 스타트업 투자사로, 다음카카오가 김 의장의 지분 100%를 사들여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보다 앞서 지난 1월에는 벤처 투자를 위해 1000억원을 출자해 케이벤처그룹을 설립했다.
네이버 역시 최근 3년간 활발한 인수를 진행했다. 네이버는 2012년부터 브레인랩, 어메이징소프트, 아이커넥트, 디바인터렉티브, 퀵켓, 고고룩 등을 인수했다. 다음카카오와 비슷한 업종에서 인수가 이뤄졌다.
중고거래 시장은 네이버가 한발 앞섰다. 2013년 네이버는 모바일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를 인수했다. 번개장터는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와 연계돼있으며, 지난해 모바일 중고쇼핑몰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유아·어린이 학부모들을 겨냥한 서비스에서 네이버는 '밴드'로 맞불을 놨다. 네이버 자회사 캠프모바일은 지난 2월 '어린이집·유치원 밴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개설된 밴드 수만 약 7만개에 달해 키즈노트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네이버 역시 스타트업 발굴에 팔을 걷어 부쳤다. 네이버는 연내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마케팅부터 홍보, 투자 등의 업무를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팅 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이보다 앞서 네이버는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2013년 1000억원 규모의 벤처 펀드 조성안을 발표한 바 있다.
네이버는 스마트폰 초기화면 '런처' 시장에도 가세했다. 폰꾸미기 앱을 만든 브레인 펍을 인수한 이후, 도돌런처를 출시했다. 현재 다음카카오의 버즈런처, 카카오홈과 팽팽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CT산업은 시장 변화와 기술 발달이 빨라서 항상 새로운 성장 동력이 요구되며 시장선점을 위한 경쟁력 확보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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