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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3저시대, 소비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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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저유가ㆍ저금리ㆍ저환율(달러 대비 원화강세) 등 '신(新) 3저'가 경기회복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기대만큼 큰 효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유가하락분이 기업의 비용 절감 등에는 기여하고 있지만 가계부문에서는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과 전기ㆍ가스요금 인하 외에는 체감하기 어렵다. 또 달러 대비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반면 엔화의 약세가 빠르게 진행되며 수출과 관광산업에 비상이 걸렸다. 저금리는 이자부담 감소분을 소비쪽으로 돌리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가계대출을 늘려 향후 우리 경제에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29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저유가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일단 긍정적이다. 국내 제조업체들의 비용 절감과 함께 해외 수요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유가하락으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이 0.3∼0.7%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건식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유가가 10% 하락하는 경우 전산업 0.67%, 제조업 1.04%, 서비스업 0.28%의 생산비용 감소가 예상된다"면서 "제조업 수출이 0.55% 증가하고 특히 석유정제업 수출 증가는 3%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부문이 유가하락의 직접적인 혜택을 받는 것과 달리 가계부문의 체감도는 크게 떨어진다. 휘발유 등 석유제품과 에너지 가격이 하락했을 뿐 다른 제품으로 유가하락분이 전이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3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4% 올랐지만,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같은 기간 2.1% 상승했다. 특히 석유류와 전기ㆍ수도ㆍ가스요금이 각각 21.4%, 6.0% 떨어진 반면 가공식품과 기타공업제품은 각각 2.0%, 13.0% 올랐다.


고용불안 확산과 노후대비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비행태도 과거 저유가 시대와는 달라졌다. 하이브리드차(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사용하는 차량)의 경우 미국에서는 판매가 급감했지만, 한국에서는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45만2152대로 전년에 비해 8.8% 감소했지만, 한국에서는 3만5556대가 팔려 전년보다 27.5%나 늘어났다.

휘발유 등 석유제품에 붙는 세금이 상대적으로 한국이 많아 석유제품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작은데다 한 푼이라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연비가 좋은 차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유가하락으로 기업들의 비용감소 및 판매확대로 이익이 늘어나면 장기적으로 일자리가 많아지고 임금도 올라가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노후 및 고용 불안감에 따른 소비위축이 이런 긍정적 효과를 일정부분 상쇄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최근 원화강세는 원론적으로 수입물가를 끌어내려 소비를 진작시키는 것이 맞다. 하지만 최근 엔화 약세로 오히려 부작용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원ㆍ엔 환율이 800원대로 내려가면서 해외시장에서 일본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국내 관광산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일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이 크게 줄어든 데 이어 한국 관광산업의 최대 고객인 중국 관광객마저 발길을 일본으로 돌리고 있다. 지난달 일본을 찾은 중국 방문객은 33만명으로 대만(28만명)과 한국(27만명)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


사상 유래없는 저금리는 가계의 이자 부담을 낮춰줬지만 가계부채 규모는 더 늘리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부채 잔액은 1089조원으로 전년대비 6.6% 증가했다. 가계부채 증가율은 소득증가율(명목 GDP) 3.9%보다 훨씬 높았다. 더욱이 올들어 안심전환대출로 전환한 가구가 원금상환에 들어가면 이들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급격하게 줄어든다. 안심전환대출로 전환한 담보대출은 34조원에 이른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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