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보경 코엑스 사장, 다국적·국내·공공기관 거쳐 6번째 CEO
-대우조선 구원투수 정성립 사장, 4번째 대기업 CEO
-'CEO 전설' 이채욱 CJ 부회장, 회장공백 최소화 전념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변보경 코엑스 사장은 재계에서 '직업이 사장인 최고경영자(CEO)'로 통한다.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코엑스 사장이 사장으로서만 6번째다. 이전에 사장을 맡은 곳만 한국IBM·LG-IBM·코오롱정보통신·코오롱아이넷·서울산업통상진흥원 등이다.
코엑스 관계자는 "다국적기업과 국내기업, 공공기관장을 모두 경험한 데다 기술과 경영, 인문학적 소양도 두루 겸비해 코엑스의 최대 과제인 전시회의 국제화, 대형화는 물론 차세대 먹거리 산업인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산업 육성에도 적임자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6번째 사장 자리이지만 신규 사업을 할 때면 항상 설렌다. 그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일대에서 열리는 'C-페스티벌 2015' 행사(4월30일~5월3일)가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C-페스티벌'은 세계 유일의 문화·예술·기술 컨버전스 축제를 모토로 한 국제행사다. 한국무역협회와 코엑스ㆍ코엑스몰, 그랜드코리아레저, 롯데면세점, 현대백화점 등 12개 기관이 MICE클러스트위원회를 구성해 개최하는 행사로 전 세계 6개국이 참가하고 국내 관람객 300만명과 외국인 관광객 약 30만명이 참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변 사장은 2013년 초 코엑스 사장에 취임한 직후 첨단산업인 MICE산업이 미래 성장동력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해 9월 12개 기관 대표들과 첫 모임을 갖고 C-페스티벌 프로젝트를 시작해 1년 6개월여 만에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내달 1일부터 4번째 사장업무를 시작한다. 정 사장은 당초 내달 29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오는 6월1일 정식 취임할 예정이었으나 사장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취임 시점을 한 달 앞당겼다.
정 사장은 서울대학교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산업은행, 동해조선 등을 거쳐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대우조선해양 사장,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대우정보시스템 회장을 지냈고 2013년부터 최근까지 STX조선해양 사장으로 재직했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이 경영난에 처했을 때 기업 실적 개선을 이끌며 워크아웃상태인 회사를 1년 만에 정상화시켰고 STX조선해양을 맡아서는 조(兆) 단위 적자 규모를 3000억원 수준으로 낮췄다. 정 사장도 대우조선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내며 회사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채욱 CJ 부회장은 이재현 그룹 회장의 공백을 메우는 데 여념이 없다. CJ는 2013년 7월 이 회장이 구속된 직후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해 이 회장의 외삼촌인 손경식 CJ 회장을 중심으로 그룹경영위원회를 꾸리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회의를 하며 그룹을 이끌어왔다.
이 부회장은 2013년 10월부터 대한통운 대표이사 부회장과 CJ 대표이사 부회장을 겸직했다가 지난해 10월 인사에서 현대차 출신 양승석 전 사장이 CJ대한통운 부회장을 맡으면서는 그룹 지주사 경영에 전념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으로 입사, GE메디컬 부문 아태지역 총괄사장, GE코리아 회장,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지낸 대표적인 글로벌 전문 경영인이다. 양 부회장도 현대차를 거쳐 INI스틸, 현대제철, 글로비스, 현대자동차 사장을 지냈다.
재계 관계자는 "한 회사에서 오래 재직하는 장수 CEO와 달리 직업 CEO들은 기업과 업종을 넘나들며 자신들의 능력을 입증받고 있다"면서 "위기의 돌파구가 필요한 기업일수록 직업 CEO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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