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2분기 순이익 14조5656억원·삼성 1분기 잠정 영업익 5조9000억원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100m 달리기를 하면서 모래주머니를 달고 뛰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실적을 애플과 비교할 때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들이 흔히 쓰는 표현이다.
실제 애플과의 실적을 비교해보면 이 같은 차이는 뚜렷해진다. 27일(현지시간) 애플은 2015 회계연도 2분기(1~3월) 매출액 580억달러(약 62조1180억원), 순이익 136억달러(약 14조5656억원)를 기록해 역대 같은 기간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7.2%, 33.3%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과 순이익 모두 월가 예상치를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다.
매출의 3분의 2는 아이폰이 올렸다. 이 기간 애플은 전 세계시장에 아이폰 6120만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늘었다.
아이폰의 선방에는 중국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중화권 아이폰 매출액은 16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1% 급증했다. 화면을 키운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가 대화면을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중국의 아이폰 판매량은 이 기간 처음으로 '안방' 미국의 판매량을 넘어섰다.
삼성전자의 실적도 뚜렷이 개선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5조9000억원으로 잠정집계 된 가운데 스마트폰이 속한 IT·모바일(IM) 부문 영업이익이 2조7000억원 수준으로 점쳐지고 있다. 증권가 예상(2조2000억~2조5000억원)을 넘어서는 '서프라이즈'다. 지난해 4분기 1조9600억원과 비교하면 38% 큰 폭 개선된 것이다.
1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8200만대 전후로 기존 예상치보다 양호했을 것으로 관측됐다. 삼성전자는 29일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을 통해 휴대전화 판매 대수를 공식 발표한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갤럭시S6' 효과에 힘입어 가파른 우상향 곡선이 확실시된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IM 부문의 영업이익을 3조5000억원, 영업이익률을 12%까지 보고 있다. 그러나 몸이 가벼운 애플을 넘어서기는 역부족이다.
삼성전자의 '모래주머니'는 뭘까. 전문가들은 각종 정부 규제, 정치 리스크, 높은 영업비용 등을 꼽는다. 삼성전자가 '모래주머니'를 벗고 뛰게 할 책임은 비단 '삼성'에게만 있는 것은 아닌 셈이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애플은 '딸린 식구'가 없어 제품이 성공하면 순이익이 크게 뛸 수 있는 구조지만, 삼성전자는 주요 부품 제조와 양산을 같이 하고 있다"며 "제조기술의 우위를 바탕으로 삼성이 한 단계 더 레벨업 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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