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애플워치는 고급스러운 제품이라 경망스러운 애플리케이션 따위는 용납하지 않는다?
애플이 애플워치 전용으로 만들어진 '방귀소리' 앱의 배포를 거부했습니다. 애플워치를 이용한 재미있는 장난거리도 덩달아 사라진 셈이죠. 지난 25일 애플 제품 전문 IT매체 '컬트 오브 맥(Cult of Mac)'에 따르면, 이 앱의 개발자들은 24일 트위터를 통해 "애플이 '방귀소리 앱'의 앱스토어 등록 거부를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파트 워치(Fart Watch)' 란 이름의 이 앱은 아이폰과 애플워치를 연동해 작동됩니다. 소파에 앉아 있는 사람의 쿠션 아래에 아이폰을 몰래 놓아 두고, 멀리 떨어진 곳에서 애플워치를 조작해 아이폰에서 갖가지 방귀 소리가 나도록 합니다.
◆ '파트워치' 동영상 링크
그러나 애플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앱 등록을 거부했습니다. "앱스토어에 등록되는 앱은 애플의 상표권과 지적재산권 가이드라인 등에 따른 약관을 준수해야 한다. 앱스토어에 기존 등록돼 있는 앱을 복제한 앱은 운영정책상 등록이 거부될 수 있으며, 특히 방귀뀌는 소리, 트림하는 소리, 손전등, 카마수트라 앱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앱의 주된 기능은 방귀소리로 판단되며, 우리는 애플워치용 방귀소리 앱을 허락하지 않는다."
기대한 이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앱은 지난 2014년 11월 열린 애플워치용 앱 개발자대회 '워치킷 해커톤'에서 '오디언스 초이스' 상을 받는 등 호평받았고 여러 IT전문매체에서도 재미있는 시도로 주목받았기 때문이죠.
애플은 이런 공식 입장을 내놓았지만, 애플 측의 설명처럼 사실 아이폰용 앱스토어에는 이미 수많은 방귀소리 앱이 등록돼 있습니다. 애플워치용 앱을 굳이 거부할 논리적 근거로는 빈약해 보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워치 전용 앱이 3000개가 넘게 제공되고 있지만, 대부분 비슷비슷하고 별 효용성이 없는 실정"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죠. 이런 재미있는 앱 하나 정도는 있어도 나쁠 건 없을 텐데요.
아마도 럭셔리 패션 액세서리를 지향하는 애플워치에 이런 '고약한' 앱이 쓰이는 꼴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내심이 담긴 건 아닐까요. 이미 애플은 팝스타 비욘세나 패션디자이너 칼 라거펠드 같은 유명인들에게 최고급형 금장 애플워치를 제공하는 등 이미지 마케팅에 열심입니다.
한편 이 방귀소리 앱 개발자들은 포기하지 않고 다른 아이템을 이미 구상했습니다. 애플워치용 스트랩에 끼우는 단추모양 액세서리로 '워치팝스'란 이름입니다. 조만간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하니, 지켜보겠습니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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