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생애 최고의 우승 샷은 따로 있다."
김세영(22ㆍ미래에셋)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롯데챔피언십(총상금 180만 달러) 최종일 연장전에서 극적인 샷 이글로 '골프여제' 박인비(27ㆍKB금융그룹)를 제압한 후 "미안하지만 내 생애 두 번째로 기억에 남을 샷"이라고 소개했다. 19일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 코올리나골프장(파72ㆍ6383야드)에서 끝난 최종 라운드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6m 거리의 칩 샷을 집어넣어 연장전에 합류했다.
연장 첫 홀에서는 154야드 거리의 두 번째 샷이 그대로 홀에 들어가는 짜릿한 순간이었다. 믿기지 않는 샷이 연거푸 터졌지만 김세영은 "2013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17번홀 홀인원으로 우승한 적 있는데 그게 내 생애 최고의 샷이었다"고 털어놨다. 한화금융클래식에서 막판 홀인원을 앞세워 유소연(26)을 1타 차로 압박했고 18번홀에서 동타를 만든 뒤 연장전에서 대역전극을 완성한 바 있다.
이날은 박인비와 공동선두를 달리던 18번홀에서 티 샷이 물에 빠지면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도대체 무슨 운명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곧바로 반전이 펼쳐졌고 사실 지금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믿기 어렵다"고 했다. "칩 샷을 하기 전에는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에 무조건 공을 넣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연장전 샷 이글 직전에는 7번과 8번 아이언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8번을 택한 게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함께 경기한 박인비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경기 직후 "인비 언니가 어떻게 그게 들어가냐며 축하 해줬다"고 덧붙였다. 2주 전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인스퍼체이션에서 브리타니 린시컴(미국)에게 대역전패를 당한 데 대해 "그 대회 이후 잠을 제대로 못 잤다"는 김세영은 "메이저 우승 기회를 놓쳤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까웠지만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는 대회였다"며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았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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