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배우 대니얼 크레이그, 유엔의 첫 '지뢰제거 특사'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영화 007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 역으로 출연하고 있는 영국 배우 대니얼 크레이그가 유엔의 첫 '지뢰제거 특사'가 됐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4일(현지시간) 대니얼 크레이그를 '지뢰제거 특사'로 임명했다. 크레이그 특사의 임기는 3년이다.
반 총장은 이날 크레이그 특사에게 "영화에서 제임스 본드는 '살인면허'를 갖고 있지만, 이제부터는 유엔 지뢰제거 특사로서 인류의 생명을 구하는 면허를 부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크레이그 특사도 "유엔의 첫 지뢰제거 특사로 임명돼 영광"이라며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반 총장은 이날 "유엔 8대 사무총장이기 때문에 '008'로도 통한다"고 얘기했고 이에 크레이크 특사는 "영화 제작사에 부탁해 반 총장을 008로 공식 임명하도록 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유엔은 지난해 전 세계에 걸쳐 40만 개의 지뢰와 폭탄, 2000톤 이상의 폭발물을 제거했다. 지뢰제거와 관련해서는 모든 대인지뢰의 생산ㆍ사용ㆍ비축ㆍ이동을 금지하고 매설된 지뢰를 제거한다는 내용의 오타와 협약이 1999년 발효됐으며 162개국이 가입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휴전선 일대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의 남침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이유로 아직 가입하지 않고 있다. 미국 역시 1991년 걸프전쟁 이후 대인지뢰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오타와 협약에는 가입을 거부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 9월 성명을 통해 "한반도 이외 지역에서 대인지뢰를 사용ㆍ저장ㆍ구매하는 일을 돕거나 장려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크레이그는 현재 자신이 제임스 본드 역으로 출연한 네 번째 영화, '007 스펙터'를 촬영하고 있으며 이 영화는 오는 11월 개봉할 예정이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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