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특별법 '위헌심판제청' 이유 들어보니…"국가형벌권은 최소 범위에 그쳐야"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금품 등 재산상 이익을 대가로써 수수하기는 하나, 성교행위 등은 사생활의 내밀 영역에 속하는 것인바, 착취나 강요가 없는 상태의 성인 간 성매매행위가 어떠한 법익, 예컨데 성 풍속에 대한 중대한 위험을 명백하게 했는지 확인할 수 없다.”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성매매특별법(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 1항의 위헌제청 사유와 관련해 이렇게 밝혔다.
이처럼 성매매특별법 위헌심판은 법원의 동의에 따라 이뤄졌다. 서울북부지법은 “위헌이라고 의심될만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성매매특별법 제21조 1항은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科料)에 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논란의 초점은 착취나 강요가 없는 성매매를 처벌하는 게 정당한지 여부이다. 성매매특별법 위헌을 주장하는 이들은 특히 성매매 여성들의 처벌은 옳지 않다는 입장이다. 성매매특별법이 성매매 여성 보호를 위해 만들어졌는데도 실상은 ‘처벌’에 방점이 찍혀 오히려 성매매 여성들을 옥죄고 있다는 지적이다.
법원은 성매매특별법에 담긴 ‘처벌조항’ 자체의 정당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 법원은 “개인의 성행위와 같은 사생활 내밀 영역에 속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그 권리와 자유의 성질상 국가는 간섭과 규제를 가능하면 최대한으로 자제해 개인의 자기결정권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국가형벌권 행사는 중대한 법익에 대한 위험이 명백한 경우에 한해 최후수단으로써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 그쳐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법원은 성매매 여성에 대한 형사처벌은 성 착취 환경의 고착화라는 문제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성매매 여성은 처벌받지 않기 위해 국가의 법집행으로부터 보호해줄 세력, 예컨데 포주나 폭력조직 등에 의존하게 됐다”면서 “성매매 여성은 자신에 대한 처벌 우려 때문에 성 착취자를 고소하거나 자신이 처한 환경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헌법재판소에 성매매특별법 제21조 1항에 대한 위험심판을 제청했다. 9일 헌재는 첫 공개변론을 열고 위헌 주장에 대한 찬반 의견을 청취하기로 했다.
위헌이라는 주장은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성매매와의 전쟁’을 주도하기도 했던 김강자 한남대 경찰행정학과 객원교수(전 서울종암경찰서장)가 담당하기로 했다.
‘합헌’이라는 주장은 오경식 강릉원주대 법학과 교수와 최현희 변호사가 담당하기로 했다.
헌재의 이날 공개변론을 시작으로 성매매특별법 위헌 여부를 둘러싼 법적 검증은 본격화 될 전망이다.
헌재가 언제 선고를 할 것인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연내에 선고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올해를 넘길 것이란 관측도 만만치 않다. 성매매특별법은 성매매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위헌’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여성계를 중심으로 합헌 주장 역시 적지 않다.
여론의 흐름도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헌법재판소는 법리적인 판단을 통해 결정을 내린다는 점에서 성매매특별법 제21조 1항이 위헌 요소가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최종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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