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고려 말 충신 최영 장군의 활과 화살통이 일본 천리대박물관에서 확인됐다. 또한 이는 실제로 최영 장군이 사용했던 것이라기 보단, 과거 사당에 모셔진 무구(巫具)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대표 혜문스님)은 8일 천리대박물관을 방문, 최영 장군의 활과 화살통을 열람하고, 관련 자료를 조사했다.
혜문스님은 "이번 특별열람을 통해 기존 국내 보고서와는 달리 해당 활과 화살이 정창원이 아니라 일본 나라현의 천리대학 박물관에 소장된 '신궁과 신궁 화살통'과 동일물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혜문스님이 과거 최영장군 사당에 모신 무구로 추정되는 활과 화살통을 일본 천리대박물관에서 찾아 실물을 확인하고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지난 1997년 발행한 중요무형문화재 93호 전통장에 대한 보고서에는 사진과 함께 "고려 후기 최영장군의 유물로 알려진 신궁이라는 활과 길이 99.3Cm의 긴 연습용 화살통인 신전통(神箭筒)이 일본 정창원에 보관돼 있다"고 기재돼 있다. 또한 육군 군사박물관의 유물 설명에도 "최영장군의 활이 일본 정창원에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열람을 통해 그동안 파악된 최영 장군의 활과 화살통 소재지가 오류로 판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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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번에 확인된 또 다른 사실은 1930년대 무속인들이 최영장군을 모신 사당에서 신궁과 신궁통을 수집했다고 천리대 박물관은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혜문스님은 "활은 청나라 시대 제작된 활로 추정됐고, 화살통은 조선후기의 작품이었다. 그 외에도 살통에는 50Cm 가량의 애기살(편전)로 보이는 조선 말기 제작된 화살 하나가 더 소장돼 있었다. 최영 장군이 직접 사용한 활이 아니라 최영 장군의 사당에 소장되었던 무당들의 무구였던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무속신앙 중에는 최영 장군을 신으로 모시는 굿인 '최영장군당굿'이 있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전래돼 왔으며, 고려의 명장이자 청렴결백했던 최영 장군이 이성계에 패하고 억울하게 죽어 원혼이 된 점을 기려 산신으로 숭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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