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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동결]초저금리 효과 지켜볼 때‥'실탄' 아낀 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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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동결]초저금리 효과 지켜볼 때‥'실탄' 아낀 한은 이주열 한은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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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구채은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1.75% 금리 동결' 선택은 아직은 금리인하 실탄을 아껴야 할 때라는 판단에서였다.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한은은 디플레이션 및 자본유출 우려, 가계부채 부담 등 각종 국내외 변수로 고민해 왔다. 금리를 한 번 더 내리자니 자본유출과 가계부채가 가장 큰 고민으로 작용했다. 금리가 1.75%로 떨어진 상황이라 추가로 더 내릴 여지가 크지 않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었다.

동결 결정도 쉽지 않았다. 부진한 경기 회복세에 맞서 확실한 경기부양 의지를 피력하려면 2개월 연속으로 금리를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끝까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날 1시간여 회의 끝 금통위원들이 내린 결론은 동결. 이로써 4월 한국의 기준금리는 전달과 같은 1.75%로 결정됐다.

◆금리 인하 효과 지켜볼 때‥실탄 더 어려울 때 써야


국내 채권시장 전문가 대부분은 한은이 이번 달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봤다. 한은이 바로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렸기 때문이다. 닷컴 버블 붕괴 및 미국 9·11 테러가 겹쳤던 2001년과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등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한 당시를 제외하고 기준금리가 2개월 연속 인하된 적이 없다.


때마침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제7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산업생산 등 주요 지표들이 반등하고 있다"며 평가한 점도 금리인하 동결 결정에 힘을 실어줬다. 작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경제수장이 '경기회복 흐름이 재개되고 있다'고 명시적 어조로 표현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었다.


생산, 투자, 고용, 물가, 수출 등 주요 지표들이 혼조세를 띄고 있는 것도 동결 결정에 힘을 실었다. 우선 생산, 소비, 투자 등 우리나라 경제활동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가 지난 2월 일제히 증가세로 돌아섰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3.1로 전월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지표의 개선 가능성이 더 커진 것이다.


하지만 수출과 물가에 대한 우려는 더욱 깊어졌다. 지난달 우리 전체 수출은 469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감소하며 3개월째 뒷걸음 치는 모습을 보였다. 3월 소비자물가도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4% 상승하는 데 그쳤다. 올 초 담뱃값을 2000원 올린 데 따른 물가 인상 효과(0.58%포인트)를 제외하면 2월에 이어 또다시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한 셈이다.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외 환경도 더욱 복잡해졌다.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유럽·일본의 양적완화 조치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매월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 가계 빚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작용했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모기지론양도 포함)잔액은 570조6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4조6000억원이 늘었다. 특히 1%대 초저금리 시대로 진입하면서 부동산 시장과 연계된 주택담보대출이 폭증하고 있는 게 문제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418조4000억원)은 3월 한 달간 4조8000억원이나 늘었다. 작년 3월 증가액(8000억원)보다는 6배나 더 많은 수치다. 정부가 안심전환대출 출시에 이은 서민금융 지원대책을 준비하며 가계부채를 관리하고 있지만 금리를 또 내리게 되면 활활 타 오르고 있는 가계부채라는 불길에 기름을 쏟는 격이 될 수도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기준금리를 지난달에 내렸기 때문에 아직은 효과를 지켜보는 게 낫다"며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더 낮추면 어려울 때 써야할 '실탄'만 없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등 최악의 상황이 아닌 이상 과거에 금리를 2개월 연속한 인하한 적이 없다"며 "2개월 연속 금리 인하는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더 위축시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기준금리 인하, 다음 달 나설까?


이번 달 금리가 동결됐지만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주요국들이 도미노처럼 통화완화에 동참하고 있는 데다 이주열 총재도 거시경제를 통화정책의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게 주요 근거다.


시장에서는 금리가 더 내려간다면 그 시점은 6월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연내 금리를 내린다면 미국이 움직이기 전에 선제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면서 "6~7월 정도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팀장도 "가계신용위험을 살펴 3~4분기 초에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후에는 기준금리 인하가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한은이 다음 달 선제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세 차례 금리인하 후 미약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움직이면서 자산이 늘어나는 등의 효과가 보이고 있다"며 "미국이 금리인상에 나서기 전에 가급적 빨리 다음달이라도 추가 인하를 단행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보다는 '효과'를 높이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석현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도 "1.5%까지 떨어질 정도로 우리 경제가 어려운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전제한 뒤 "1.75%로 기준금리를 낮춘 효과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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