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연준 금리인상 가능성 뒤로 하고 3분기 이후 인하할 가능성 대두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9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했다. 시장 전망을 벗어나지 않아 충격은 없었지만 추가 인하 전망을 놓고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전문가들은 오후에 발표될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얼마나 떨어질 것이냐에 따라 연내 인하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당초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4%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1.9%로 예상했었다.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의 예상대로였다. 한국금융투자협회는 지난 7일 채권보유 및 운용관련 종사자(123개 기관, 200명)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112명 가운데 108명(96.4%)이 이번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추가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요국들이 도미노처럼 통화완화에 동참하고 있다는 점은 한은에 부담요인이다. 김승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화와 유로화 분만 아니라 스웨덴, 호주, 덴마크 등 여러나라가 적극적인 완화정책을 펼치고 있어 유럽국가 통화대비 원화 절상폭이 커졌다"면서 "한은도 다른 국가들의 정책에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연준의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6월 이후에는 금리인하를 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한은이 선제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연내 금리를 내린다면 연준이 움직이기 전에 단행할 가능성이 선제적으로 움직인다는 측면에서 높다"면서 "6~7월 정도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의 금리인상과 가계부채는 금리인하를 막는 요인이 되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전략 팀장은 "미국 경기와 우리 경기는 디커플링 정도가 심하기 때문에 미국이 금리인상을 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기 신흥국들의 통화완화 기조를 따라가지 않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 연구원은 "가계부채 증가는 미시경제정책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돼있다"면서 "한은이 가계부채 문제는 (정부에 공을 넘겨) 이전보다 덜 고려하는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김완중 하나금융연구소 팀장도 "지난달 금리인하를 하는 과정에서 이주열 총재가 '가계부채가 큰 문제 없다'는 톤으로 시각을 조절했고 안심전환대출도 시행됐기 때문에 통화정책에서 그부분을 핵심변수로 고려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오후에 발표된 2015년 전망치는 3%대 초반을 예상했다. 채 연구원은 경제성장률은 3.1~3.2%, 물가상승률은 1.1~1.2% 수준으로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임 팀장은 "성장률 하방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3월달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낮춘게 있기 때문에 전망치가 2%까진 내려가지 않고 3%대 초반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연내 인하가 된다면 6~7월이나 9월 이후로 내다보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채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인상이 9월 이후로 예상되기 때문에 그전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임 팀장은 "가계신용위험을 살펴 3~4분기 초에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은의 통화정책과 관련해 주목해야 할 지표로 원화와 엔화 대비 환율과 수출 지표, 심리 지표와 미국 출구전략의 속도를 꼽혔다. 김완준 하나금융연구소 팀장은 "원화가 엔화나 유로화대비 강세를 보이면서 수출이 부진했고, 심리지표도 부진했다. 현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유도한 자산가격 상승 정도도 향후 통화정책을 결정에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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