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정책엑스포에 방문한 시민들도 좋아하고,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도 만족해한다. 길에서 만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잘했다'고 이야기하더라."
새정치민주연합은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의 일정으로 정책엑스포가 열었다. 정치인, 지방관료, 시민, 직능단체 등이 함께 참여해 박람회와 토론회 형식으로 진행되는 첫 정책엑스포는 한국 정치의 새로운 실험이었다. 이번 정책엑스포를 설계한 장본인인 민병두 민주정책연구원장이 자평은 '성공'이었다. 새정치연합은 물론 새누리당과 정의당도 호평이다.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개막식 자리에서 "이렇게 며칠간 부스를 설치해서 시민과 함께 호흡하며 정책엑스포를 하는 것을 보고 솔직히 엄청 긴장된다"며 "'새누리당이 정신 똑바로 차려야 되겠구나'하는 긴장감이 드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 역시 "솔직히 배가 좀 아프다"며 "내년 새누리당이 참여하면 같이 진행하자"고 밝히기도 했다.
민 원장은 이번 엑스포를 3가지 축으로 구상했다고 밝혔다. 사회적 의제를 논의할 수 있는 토론회, 지방자치단체들간의 교류의 장, 직능이익단체의 참여가 그것이다. 실제 엑스포는 의원회관을 중심으로 3일 종일 야권 대선주자들의 기조강연에서부터 복지, 성장, 일자리, 교육, 노동 등의 주제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다. 또 한쪽에서는 기초자치단체들의 우수사례 발표회가 열렸으며, 국회도서관쪽 광장에는 지자체들의 정책소개 부스가 만들어졌다. 이외에도 직능단체들 역시 부스를 만들어 정책들을 전시했다.
스웨덴의 알메달렌 정책박람회에 비교되는 이번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토론회가 강조됐다는 점이다. 민 원장은 "올해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할 사회적 의제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며 "이번 정책엑스포에서는 포용적 성장과 중산층 살리기라는 주제를 정해 이제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그는 광장이 아닌 국회를 정책엑스포의 장소로 선정한 것 역시 끊임없이 토론할 수 있는 장소에 대한 고민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청문회에서 제일 뜨거웠던 곳은 지자체들의 혁신 사례 발표회라고 소개했다. 민 원장은 "정책엑스포에 출품한 지자체이든 아니든 다들 찾아와서 메모를 하며 열심히 공부를 하는 모습을 봤다"며 "다른 지역의 좋은 정책들이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새롭게 확산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외에도 "한국 사회의 대표적 학자들이 정책엑스포 토론장에 찾으면서 새로운 담론의 출현과, 학자들간의 교류확대도 기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책엑스포는 6일 폐막되지만 내년에는 새로운 외연과 틀로 변신할 전망이다. 민 원장은 "내년에는 총선이 있기 때문에 4월보다는 가을쯤에 열릴 가능성이 높다"며 "형식과 참여주체도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앞서 개막식에서 새누리당과 정의당이 이번 행사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였기 때문에 내년 정책엑스포는 새정치연합 단독이 아닌 주요 정당들이 참여하는 식으로 변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다음번에는 3당이 함께 하자는 말도 농담처럼 나온다"며 "기왕이면 사람이 많이 올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밝혔다.
형식 역시 토론회와 박람회가 분리될 수 있다고 민 원장은 소개했다. 토론회는 국회에서, 정책박람회는 다른 곳에서 하는 식이다. 그는 "한여름 해운대 같은 곳에서 청중토크를 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겠냐"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민 원장은 "올해 정책엑스포가 흥행에 성공함에 따라 다음 엑스포 등에서는 의원들이나 참가단체 등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제2, 제3의 정책엑스포 개최를 확신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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