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옥 사장 한 달 만에 복귀
금호家 형제의 난 결론 직전 보은인사
금호아시아나그룹내 대외협력 업무 담당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금호가 형제의 난에서 박삼구 회장 편에 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해임에 한 표를 던진 기옥 전 금호터미널 대표가 복귀했다.
최근 법원이 형제의 난 관련 소송에서 박삼구 회장의 손을 들어주기 직전이다. 박 회장이 형제의 난 내내 자신을 믿고 따라준 기 전 대표에 대한 일종의 보은(報恩)인사를 단행한 셈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기 전 대표를 지난달 27일 대외협력 담당 사장으로 발령냈다. 지난달 1일 정기 임원 인사에서 기 전 대표를 고문으로 발령낸 지 한 달이 채 안 된 시점이다. 기 사장은 1976년 평사원으로 시작해 CEO까지 오른 그룹내에서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박 회장은 그에게 그룹 전체의 대외협력 업무 담당이라는 중책을 맡겼다.
이같은 결정은 동생 박찬구 회장과의 형제의 난이 일단락됐으며 정관계 인사들과의 관계 회복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 사장은 금호가 형제의 난 내내 화제에 올랐던 인물로 당초에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광주일고 동기 동창으로 가까운 친구였다. 하지만 금호석유화학 대표 시절인 2009년 7월 금호석화 이사회에서 박찬구 회장 해임 안건에 동의하면서 박삼구 회장의 편에 섰다. 이 일을 시작으로 박찬구 회장은 금호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 수순을 밟았다.
기 시장은 지난 2013년 부부동반 모임을 위해 찾은 한 식당에서, 박찬구 회장의 운전기사로부터 '회장님을 배신했다'는 등의 모욕적인 말을 듣고, 운전기사가 던진 술에 맞는 불상사를 당하기도 했다.
박삼구 회장이 기 사장을 불러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기 사장은 2012년 11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금호건설이 시공한 '리첸시아 중동' 분양 실패 후 분양 수익금 배분을 놓고 채권단(산업은행)과 대주단(우리은행) 간 갈등이 커지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박 회장은 한 달이 지난 뒤 그를 금호터미널 대표로 불러 들였다.
현재 박삼구 회장은 올 상반기내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을 인수해야 하며 연내 미국 샌프란시스코 착륙사고로 45일간의 운항정지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기 대표 외에도 김성산 전 금호고속 대표ㆍ이원태 고문 등을 그룹에 다시 불러들이면서 부회장직에 앉혀 대외협력 업무를 강화한 상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이원태 부회장은 서울지역, 김성산 부회장은 광주지역에서 회장을 대신해 대외협력 업무를 보게 된다"며 "기옥 사장도 이들과 함께 대관 등 대외협력 업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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