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타 차 선두로 출발한 최종일 3오버파 난조로 공동 4위 추락, 린시컴 연장서 루이스 격침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빨간 바지의 마법'이 이번에는 통하지 않았다.
김세영(21ㆍ미래에셋)은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힐스골프장 다이나쇼어코스(파72ㆍ6769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ANA인스퍼레이션(총상금 25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3타를 까먹어 공동 4위(7언더파 281타)로 추락했다. 세계랭킹 3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에 3타나 앞선 선두로 출발했지만 티 샷 난조에 퍼팅까지 흔들리면서 처음 경험한 메이저의 중압감을 감당하지 못했다.
버디 5개와 보기 4개, 더블보기 2개의 어수선한 스코어카드를 작성했다. '역전의 여왕'을 상징하는 빨간 바지에 흰 셔츠를 입고 등장했지만 첫 2개 홀 모두 티 샷이 러프로 향하면서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2번홀(파5)에서는 그래도 8m 버디 퍼팅을 집어 넣어 첫 홀부터 버디를 솎아낸 루이스의 기를 눌렀다. 4번홀(파4) 더블보기가 치명타가 됐다. 티 샷이 왼쪽 러프 나무 밑으로 떨어져 '4온 2퍼트'가 됐다.
6, 10번홀(이상 파4)에서 버디 2개를 추가했지만 11번홀(파5) 보기로 루이스에게 동타를 허용했다. 12번홀(파4)이 길림길이 됐다. 또 다시 러프를 전전하다 버디를 낚은 루이스에게 2타 차로 역전 당했다. 다음 홀에서 버디와 보기를 주고받으며 다시 동타를 만드는 시소게임을 이어갔지만 14번홀(파3)에서 '1온 4퍼트'의 어이없는 더블보기로 막판 추격의 고삐가 풀렸다.
지난해까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통산 5승을 수확한 뒤 퀄리파잉(Q)스쿨을 거쳐 올해 LPGA투어에 입성한 선수다. 데뷔 2경기 만인 바하마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일궈내 신인이라고는 믿기 힘든 두둑한 배포를 자랑했다. 이번에는 데뷔 7개 대회 만에 메이저 우승이라는 이변에 도전했지만 선두에서 최종일을 맞으면서 오히려 역전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루이스는 마지막 18번홀(파5) 이글로 동타를 이룬 브리타니 린시컴(미국ㆍ9언더파 279타)과 연장혈투를 벌였지만 18번홀에서 속개된 연장 세 번째 홀에서 보기를 범해 파를 잡아낸 린시컴에게 우승컵을 상납했다. 올 시즌 세 번째 준우승이다. 린시컴은 통산 6승, 2009년에 이어 이 대회에서만 2승을 일궈냈다. 우승상금이 37만5000달러(4억700만원)다.
모건 프레셀(미국)이 3위(8언더파 280타), 한국은 이미향(22ㆍ볼빅)이 공동 8위(5언더파 283타)에 올랐다. '골프여제' 박인비(27ㆍKB금융그룹)와 김효주(20), 이미림(25ㆍNH투자증권), 신지은(23)이 공동 11위(4언더파 284타)다. 최연소 메이저 우승 기록에 도전했던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공동 51위(3오버파 291타)에 그쳤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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