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러시아군이 방한한다. 이번 방한은 러시아군이 불곰사업 일환으로 우리 군에 넘긴 무기의 부품을 다시 사가기 위한 방문으로 불곰사업 이후 첫 사례다.
군 관계자는 6일 "러시아군, 국영방산기업 ROE사 기술자 등 6명이 불곰사업 당시 한국군에 넘긴 무기의 부품을 다시 사가기 위해 이날부터 10일까지 육군 군수사령부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 러시아에 제공한 차관 20억달러(이자 포함)를 돈 대신 러시아제 무기로 받는 불곰사업을 1차(1996∼1999년)와 2차(2003∼2006년)에 걸쳐 진행했다. 당시 우리 군은 러시아제 T-80U 전차, BMP-3 장갑차, 무레나 공기부양정를 도입했다. 이들 무기를 러시아군과 우리 군이 같이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러시아군은 보유하고 있는 BMP-3 장갑차 등 부품이 더 이상 생산되지 않자 정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러시아군은 지난해 말 부품보유 여부를 우리 군에 문의하고 이번 방한기간에 되살 수 있는 부품을 확인할 예정이다. 러시아에서 요구하고 있는 부품은 580여개로 14억원어치다.
우리 군은 러시아군이 요구한 부품을 되팔고 돈 대신 불곰사업때 들여온 T-80U 전차 부품 전차장 조준경 등 14억원어치에 해당하는 167개품목을 받아올 예정이다. T-80U 전차의 부품도 러시아현지에서 생산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불곰사업 당시 도입한 무기의 부품 가격이 3배 이상 뛴 것으로 나타났다. T-80U 전차 측풍감지기 블록은 도입 당시 1만600달러에서 2만9160달러로 2.75배 늘어났다. 엔진도 30만5522달러에서 82만6900달러로 2.7배 뛰었다. BMP-3 장갑차 시동기는 가격이 5685달러에서 1만5146달러로 2.66배 올랐다.
군 관계자는 "러시아군과 서로의 필요부품을 확인하고 계약조건이 맞는다면 올해 하반기 안에 대상품목을 러시아와 물물교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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