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최근 국내·외 증시 흐름은 기업 실적보다 유동성 영향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5일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유로존 증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효과와 이에 따른 유로화 약세를 배경으로 강한 상승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반면 유로존 상장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은 연초 이후 오히려 하락세가 강화돼 주가와의 다이버전스(분기)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는 현재 유럽 증시가 기업 펀더멘털을 반영하고 있기 보다는 전례없는 유동성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라며 "유로화 가치 절하에 따른 실적개선 기대감만을 지나치게 빠르게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PS와 주가 간 다이버전스 트렌드는 미국 증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달러화 강세와 유가 하락에 따른 기업실적 전망 하향조정이 주요 원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풍부한 증시 유동성에 힘입어 주가 흐름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 증시에서도 2월말 이후 외국인 자금유입이 강화되며 EPS와 주가 간 다이버전스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공급되고 있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유동성 환경에 기인한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현재의 유동성 환경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실적개선이 코스피 상승의 충분조건이 될 수는 있어도 필수조건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추세적 관점에서는 오히려 주가가 EPS 2~3개월 정도를 선행하고 있는데 이는 최근 국내증시 상승은 기업실적의 추가적인 상향조정 가능성을 암시할 가능성도 내포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는 '대형업종'의 비중확대를 늘려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주가와 EPS 간의 다이버전스는 1분기 어닝시즌을 앞두고 글로벌 증시의 동반 조정을 유발하는 요인"이라며 "국내증시 역시 이에 연동된 기간조정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이를 오히려 대형업종의 비중확대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국내 증시에 매우 우호적인 증시유동성이 여전할 뿐만 아니라 2분기 한국 기업들의 실적개선 가능성도 잠재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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