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분리후 해마다 경영 악화…가격 인상으로 '프리미엄 베이커리' 재기 모색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롯데 품을 떠난 프랑스 대표 베이커리 '포숑(FAUCHON)'이 수익성 만회와 프리미엄 라인 강화 차원에서 최근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포숑'은 지난달 중순께 모든 제품의 가격을 100원씩 올렸다. 이중 데니쉬 등 일부 제품은 빵 모양만 약간 달리해 신제품으로 내놓으면서 기존 판매가격보다 200~500원 가량 높였다.
포숑의 가격 인상은 최근 수익성 악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포숑은 지난 2010년 롯데그룹의 후광 아래 한국에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재벌 빵집' 논란이 불거지면서 롯데그룹이 손을 뗀 이후 이렇다 할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포숑은 원래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외손녀인 장선윤 씨가 2010년 말 '블리스'라는 회사를 만들어 운영했지만 논란이 커지자 2012년 5월 블리스 지분 전체를 매일유업과 영유통에 매각했다. 영유통이 대주주로 총괄운영을 맡고 있으며 현재는 '블리스'라는 회사명을 '본만제'로 변경해 운영 중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본만제는 지난 2012년 매일유업과 담배유통회사인 영유통에 매각된 후 지속적으로 손실을 내고 있다. 2012년 ㈜블리스는 매출액 87억9764만원에 당기순손실 9억9065만원을 기록했다.
인수 이듬해인 2013년 ㈜블리스에서 이름을 바꾼 ㈜본만제는 매출액 89억4524만원에 당기순손실 7억4513만원을 기록해 외형은 커지고 적자 폭은 줄어들면서 안정되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해 세월호 사태 이후 전반적인 소비 침체 속 경영상황이 큰 폭으로 악화됐다. ㈜본만제는 2014년 매출액 74억9572만원에 당기순손실 15억440만원을 기록해 매출은 16% 가량 줄어든 반면, 적자 폭이 2배 확대됐다.
실제 한 때 롯데백화점에서 12개까지 매장을 늘렸던 포숑은 현재 매장이 4개로 줄어든 상황이다. 대신 폴바셋 등 커피전문점에 케익을 공급하고 롯데백화점 외에 타 백화점에도 잼이나 차 등 수입 그로서리 식품을 납품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포숑 관계자는 "저항이 없는 100~200원 선에서 지난해와 올해 가격을 두 차례 인상했다"며 "프랑스 본사에서 바게뜨나 크로아상, 데니쉬 등 프랑스 베이커리류를 많이 늘리고 제품 프리미엄화를 원해서 이에 맞추다보니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베이커리 제품을 프리미엄화하는 과정에서 저렴한 빵 구매 고객층이 떨어져나간데다 세월호 사태를 겪으며 수익성이 악화된 측면이 있다"면서 "1년 과도기를 거친 만큼 올해를 지나 내년쯤이면 프리미엄 베이커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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