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울산 모비스가 세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우승에 1승 앞으로 다가갔다. 원주종합체육관에서 2일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세 번째 경기에서 원주 동부를 80-72로 이겼다. 홈에서 이룬 상승세를 적지에서 이어가며 시리즈 세 번째 승리를 챙겼다.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세 번째 경기까지 3승을 거둔 팀이 우승한 확률은 100%다. 모비스는 네 번째 경기마저 잡을 경우 2005-2006시즌 서울 삼성(대 모비스), 2012-2013시즌 모비스(대 서울 SK)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4전 전승 우승을 이루게 된다.
동부는 또 한 번 양동근에게 당했다. 허웅, 두경민, 안재욱, 박지현 등을 투입했지만 좀처럼 길목을 막지 못했다. 득점도 그랬다. 3점슛만 세 개를 허용했다. 실책 네 개를 유도했지만 속공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드물었다. 3쿼터에 윤호영까지 왼 팔꿈치를 다쳐 정상적으로 경기를 운영하기 어려웠다. 김영만 동부 감독은 “다시 한 번 양동근을 막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대부분의 공격이 라틀리프나 클라크의 스크린을 받고 진행되는데 우리 선수들이 체력적 문제 등으로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했다”고 했다.
모비스는 틈을 놓치지 않았다. 문을 두들긴 선봉장은 리카르도 라틀리프. 24분17초를 뛰며 20득점 10리바운드 3가로막기를 기록했다. 아이라 클라크는 11득점 9리바운드, 문태영은 14득점 4리바운드로 제 몫을 했다. 양동근도 펄펄 날았다. 35분43초 동안 팀 내 최다인 23득점했다.
동부는 데이비드 사이먼이 22득점 8리바운드, 김주성이 17득점 6리바운드로 분전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 평균 열다섯 개를 기록한 실책도 일곱 개로 줄였다. 그러나 리바운드 경쟁에서 28-33으로 밀리고 자유투 일곱 개를 놓쳐 몇 차례의 추격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동부는 3쿼터에 승부를 뒤집을 수 있었다. 모비스를 4분여 동안 무득점으로 묶으면서 7득점했다. 그러나 윤호영이 라틀리프와 리바운드 경쟁을 하다 왼 팔꿈치를 다쳐 38-42에서 흐름이 끊어졌다. 모비스는 라틀리프의 골밑 슛과 양동근의 미들슛으로 한숨을 돌렸다. 동부는 전반에 체력을 비축했던 김주성을 앞세워 추격을 재개했다. 김주성은 가로막기와 정확한 자유투로 김영만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3쿼터 종료 직전 허웅의 3점슛까지 터져 모비스를 한 점차(52-53)까지 따라붙었다. 모비스는 당황하지 않았다. 4쿼터 시작과 동시에 문태영, 양동근, 라틀리프가 연속 득점해 57-52로 도망갔다. 이내 라틀리프가 반칙 네 개에 몰려 위기를 맞는 듯했지만 클라크가 덩크슛과 공격 리바운드로 공백을 메워 끝까지 리드를 지켰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전반은 잘했는데 후반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에 나온 함지훈의 반칙이나 이대성의 실책이 아쉽다. 정규리그 꼴찌팀과 붙어도 나와선 안 될 장면이었다”고 했다. 득점력이 살아난 라틀리프에 대해서도 “80점 정도를 줄 수 있지만 공을 잡았다가 빼앗기는 등 집중력이 조금 부족했다”고 했다.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네 번째 경기에 대해선 수비 전술의 변화를 예고했다. 유 감독은 “동부가 작은 선수 세 명을 선발로 내보냈는데 문태영이 작은 선수를 막으면 불리한 점이 있다”며 “이 부분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분위기 반전에 실패한 김영만 감독은 “김주성과 윤호영이 좋지 않은 컨디션에도 최선을 다 하고 있다”며 “남은 경기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계획”이라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