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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먼 은하의 어린별…실시간 관측되다

시계아이콘02분 13초 소요

국내 연구팀, 원시별 분출물 변화 관측

[과학을 읽다]먼 은하의 어린별…실시간 관측되다 ▲무거운 원시별에서 분출물이 나오고 있다. 3차원 유체역학 시뮬레이션과 영상화 소프트웨어를 합성한 것이다.[사진제공=천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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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4240 광년 떨어진 저 멀고도 먼 은하. 그곳에 어린별(원시별)이 자리 잡고 있는 W75N 지역이 있다. 국내 연구팀이 이 어린별의 분출물 형태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측할 수 있는 길을 텄다. 원시별의 분출물 형태 변화 진행상황을 생중계로 볼 수 있는 근거를 찾은 것이다. 국제 전문가들이 검증한 결과 7년 동안 형태가 급변하는 과정이 입증됐다.

한국천문연구원(원장 한인우)은 2007년 질량이 무거운 별들이 탄생하는 지역(W75N)에서 만들어진 지 수천 년 된 원시별(또는 어린별)에서 나오는 분출물 형태가 급변하는 과정을 최초로 밝힌바 있다. 이후 그 결과를 7년 동안 7개국 천문학자들과 공동 관측으로 재검증한 논문이 3일자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됐다.


원시별의 분출물은 약 30년 전에 등방형으로 분출을 시작했다. 김정숙 박사(前 한국천문연구원, 現 일본국립천문대)와 김순욱 교수(한국천문연구원,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가 관측한 2007년 전후로 분출물의 형태변화가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우리 인류가 처음으로 원시별의 분출물 형태변화 진행을 생중계로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사이언스 논문 결과는 김정숙 박사와 김순욱 교수팀이 2007년 세계 최초로 발견한 결과가 그 시발점이 됐다. 2007년 김정숙 박사와 김순욱 교수는 미국과 일본의 초장기선 전파 간섭계(VERA)를 이용한 8년간의 물 메이저(water maser) 관측 결과를 바탕으로 W75N안에 있는 하나의 원시별에서 분출물이 방사형에서 쌍극자 형태로 바뀌는 장면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2013년 미국 천체물리학 저널(Astrophysical Journal)에 발표했다.


이 논문은 김정숙 박사의 한국천문연구원-경희대 학연 박사학위 논문 주제이다. 논문이 나간 뒤 그 발견을 검증하기 위해 김순욱 교수와 김정숙 박사를 포함한 국제공동(멕시코-유럽-한국) 관측팀이 결성됐다. 2014년 미국 전파간섭계(VLA)를 이용한 세 파장(15, 23, 44 기가 헤르츠)의 연속선과 물 메이저 관측을 통해 마침내 W75N에 있는 원시별의 분출물 형태가 물 메이저뿐만 아니라 연속선 관측에서도 지난 15년 동안 방사형에서 쌍극자형으로 계속 진화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사이언스에 실린 재검증 관측은 주로 멕시코와 스페인 팀이 주도했다. 이 결과는 김순욱 교수와 김정숙 박사의 2007년 관측 결과를 완벽하게 뒷받침 해주는 확인(검증)하는 결과이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원시별들이 밀도가 높은 기체 속에서 태어나며 도넛(doughnut) 형태의 먼지 원반으로 둘러 쌓여있다고 믿는다. 원시별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때때로 뜨거운 물질을 분출하곤 한다. 원시별은 주변의 물질들을 스스로의 중력으로 끌어당겨 점점 질량이 무거워 지면서 태어난다. 원시별의 중력에 끌려온 주변 물질들의 일부를 분출물의 형태로 다시 우주로 방출하게 된다. 분출물은 거의 모든 방향으로 분출하는 방사형과 양 극 방향으로 분출하는 쌍극자형이 주로 관측 된다. 이것은 하나의 원시별을 추적 관측한 결과가 아니라 여러 원시별에서 관측한 결과로 추정한 것이어서 그 동안 진화에 따른 그 형태 변화 양상(순서)에 대해서 많은 논란이 있었다.


분출물 형태 변화의 원인은 원시별 주위로 형성되고 있는 원반이 점점 그 형태를 갖추면서 시작된다. 원시별에서 가까운 지역 안에서는 등방형인 분출불이 계속 퍼져나가 일정한 거리를 벗어나면 원시별의 원반에 수직인 자기장의 영향을 받는다. 양극 방향으로 점점 모여서 분출되는 쌍극자 형태로 변하기 때문인 것을 이론적 계산을 통해 밝혔다. 이 결과는 2012년 독일과 캐나다 팀이 자기유체역학 시뮬레이션 계산으로 제안한 원시별 분출 형태 변화 양상과도 일치한다.


우리 은하 내에 있는 원시별 분출물의 안쪽 구조를 자세히 관측하려면 지구에서 볼 때 수 밀리 초각(milliarcsecond: 1000분의1 도각)이 필요하다. 1000분의1 도각은 우리나라에서 지구 반대편 정도 거리에 있는 동전의 크기, 또는 지구에서 달에 서 있는 사람을 보는 정도 크기를 말한다. 이 때문에 초장기선 전파 간섭계(VLBI: very long baseline interferometry)라는 특별한 관측 장치를 써야 한다.


초장기선 전파 간섭계는 전파 망원경 여러 개를 수백에서 수천㎞ 간격으로 배치해서 빛의 간섭 효과를 이용해 우리로부터 멀리 떨어져 수 밀리 초각 이하의 크기로 아주 작아 보이는 천체들을 자세히 관측하는 장치를 말한다. 망원경 사이의 최대 거리가 1000㎞라면 마치 1000㎞의 지름을 가진 거대한 망원경 하나로 관측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김순욱 교수, 김정숙 박사가 2007년에 최초로 발견한 관측은 일본의 초장기선 전파 간섭계 VERA이다.


이번 논문에서는 VLA(Very Large Array)가 이용됐다. VLA는 미국 국립전파전문관측소가 보유한 두 가지 전파 간섭계 장치 중 하나이다. 세계에서 가장 정밀한 전파간섭계 중에 하나이며 코스모스의 저자인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원작을 1997년 영화화한 '콘택트(Contact)'에도 나온다.

[과학을 읽다]먼 은하의 어린별…실시간 관측되다 ▲조디 포스터가 출연한 영화 '콘택트'. 뒤에 보이는 배경이 VLA이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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