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라 대뇌발달 차이 드러나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부모의 빈곤과 교육 정도가 아이들의 뇌 성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사회 문제 중의 하나는 빈부격차에 있다.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과학자들이 빈부 격차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이를 해결하고자 나섰는데 여의치 않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 연구결과를 보면 조금은 충격적이다. 가난이 아이들의 뇌 성장에 영향을 끼친다는 결과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끝내 자라나는 아이들의 뇌 성장에 까지 영향을 미쳐 대물림 될 수 있다는 분석결과이기 때문이다.
사이언스지는 31일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인용하면서 "부모의 수입과 교육의 차이가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뇌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부모의 사회경제적 상태가 지능지수를 포함한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연구해 왔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능력이 읽기와 언어 능력을 높이면서 실행기능에 영향을 끼쳐 집중력이 높아진다는 것이 주된 초점이었다.
연구팀은 3세~20세 1099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스캔했다. 콜롬비아대학의 킴벌리 노블(Kimberly Noble)교수와 LA 어린이 병원 엘리자베스 소웰( Elizabeth Sowell) 신경과학자가 연구를 이끌었다.
MRI를 통해 스캔하면 참가자들의 대뇌겉질의 면적을 파악할 수 있다. 대뇌겉질(cerebral cortex)은 대뇌의 가장 표면에 위치하고 있다. 두께는 2~4mm 정도이다. 대뇌겉질은 각각 기억, 집중, 사고, 언어, 각성과 의식 등의 중요 기능을 담당한다.
대뇌겉질 파악에 나선 것은 이 부분이 어린이와 청소년 시기 때 주로 발달하기 때문이다. 감각 기능과 지적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동물과 인간을 대상으로 한 그동안의 연구 결과 대뇌겉질이 인지 기능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는 것이 파악됐다.
연구팀이 근사치를 분석한 결과 고등학교만 졸업만 부모의 아이들은 대학을 나온 부모의 자녀들보다 대뇌피질 면적이 3% 적었다. 연 수입에 따라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연간 5000달러에서 30만 달러 이상 수입이 있는 범위를 설정했다.
연간 2만5000달러를 버는 가정의 자녀들은 연간 15만 달러 이상 버는 가정의 자녀보다 대뇌피질 면적이 6% 정도 작았다. 노블 박사는 "사회경제적 상황과 뇌 구조의 연관성은 동일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인종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았다고 노블 박사는 말했다.
연구팀은 "연구결과 사회경제적 상황과 대뇌피질 크기에 연관성이 있었다"며 "그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전제를 깔았다. 사회경제적 상황이 열악한 가정의 경우 가족 스트레스와 환경과 영양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뇌 발달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소웰 박사는 "뇌는 어린이와 청소년 시절을 거쳐 발달한다"며 "이번 연구결과가 적절한 시기의 뇌 발달이 개인의 능력에 미치는 것이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발표됐다.
물론 몇몇 연구에서는 가족 수입과 교육의 정도가 미치는 영향은 독립적이라는 보고서도 있다. 또 유전적 요인이 뇌 발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런 전제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결과는 사회경제적 환경이 뇌 발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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