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재보선 광주 서을 르포]탈당한 천정배 전 의원이 조영택 새정치연합 후보보다 선전
[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4ㆍ29 재보선을 앞두고 광주 서을에 쏟는 애정은 상당하다. 문재인 당대표는 아시아문화전당현장 방문한지 열흘만인 1일 이 지역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역에서 확인한 민심은 새정치연합의 이 같은 애정을 무색케 했다. 조영택 새정치연합 후보 보다 천정배 전 의원의 선전이 두각을 나타내는 모습이다. 후보 선택기준이 '당' 중심에서 '인물'로 바뀌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달 말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리얼미터가 실시한 광주 서을 보선 여론조사에서 천 후보 지지율은 37.2%로 조 후보(29.9%)를 한참 앞서기도 했다.
광주 서을 곳곳에서 만난 민심도 비슷했다.
지역구에서 만난 김모씨는 (68)은 "무소속이어도 똑똑하고 능력 있는 사람을 찍어야지"라며 천 후보를 지지했다. 그는 "주변에서도 7대3 정도로 천정배를 찍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구 쌍촌동에서 기자를 태운 택시기사 전모(60)씨도 "천정배가 괜찮다"며 "지금 후보군이라면 천정배가 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천 후보 인기엔 새정치연합에 대한 실망과 회의감이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영업을 하는 이모씨(55)는 "야당만 찍어주니 (광주가) 불모지가 됐다"며 새정치연합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천모(58)씨도 "옛날에 무조건 민주당(현 새정치연합)을 찍었는데 지금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물론 새정치연합에 대한 애정도 여전히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50대 중반의 한 남성은 "당을 버릴 수는 없지 않냐"며 "조영택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민심이 반영됐는지, 1일 광주 서을에서 정승 새누리당, 조영택 새정치민주연합, 천정배 무소속 후보 등이 모두 참석한 행사에는 조 후보와 천 후보의 신경전이 유독 눈에 띄었다.
조 후보가 "우리가 뭉치고 하나가 되면 이길 수 있지만 분열되면 불가능하다"고 말하자 천 후보는 "분열이라구요? 여론조사 보시면 제가 일등입니다"라고 맞받아쳤다. 천 후보는 "(새정치연합은)분열을 말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후보는 "(여기가) 남을 비방하는 자리는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선관위에서 비방하지 말란 경고도 있었던 걸로 아는데 자제를 시켜주시면 좋겠다"고 진행자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여당인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기류가 작지 않았다. 정승 후보에 대해선 제2의 이정현이 힘들 거란 반응이 주를 이뤘다. 안모(72)씨는 "정승은 느닷없이 나온 거 아니냐"고 반문하며 "이정현은 그전부터 활동을 했지만, 지금 정승 후보는 현지에서 의미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전씨도 "이정현처럼 되려면 정승도 여기서 십 몇 년 동안 고생을 해야 된다"며 정 후보와 이정현 의원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측 관계자는 "아직 인지도가 높지는 않지만 출발이 나쁘지 않다"며 "지지율을 빠르게 올리려고 노력중"이라고 전했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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