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점유율 26%…'비비고 만두' 인기에 절대 강자 해태제과 꺾어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CJ제일제당이 만두시장의 절대 강자인 해태제과를 꺾고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 검증되지 않은 신상품보다 익숙한 상품을 구매하려는 소비 경향을 비춰볼 때 놀랍다는 평가다.
1일 링크아즈텍 및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CJ제일제당이 만두 전체시장에서 시장점유율 26%를 기록, 해태제과(21.3%)를 4.7%포인트 앞섰다. 이어 동원F&B(13.5%), 풀무원(13.5%), 오뚜기(8.5%)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만두시장은 3500억∼4000억원 규모로 이중 교자만두가 1100억원 규모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군만두 800억원, 물만두와 왕만두가 500억원 수준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나머지는 딤섬류 등 기타로 분류돼 있는 시장으로 500억원 정도다.
해태제과는 지금도 매출이 가장 높은 교자만두 시장의 절대 강자(시장점유율 49.4%)지만 나머지 부문에서 CJ제일제당에 밀리며, 1위 자리를 내줬다.
CJ제일제당은 2013년 9월 선보인 '비비고 만두'가 초반부터 인기를 끌며, 교자만두 시장점유율을 33.8%로 끌어올렸다. 지난 한 해 동안 11.1%포인트나 뛰었다.
제과시장에서 허니버터칩이 신선한 충격을 안겼던 것처럼, 만두시장에서 비비고 만두도 인기다. 실제 비비고 만두는 품절 사태까지 빚었으며, 지난해 12월 공장라인을 증설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12월은 1년중 만두 극성수기 시즌인데 증설로 공장이 100% 가동하지 못했다"며 "물량이 부족하다 보니 매출을 많이 끌어올리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CJ제일제당 만두 전체 매출은 1000억원을 달성했다. 비비고 만두(왕교자)만 3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지난 1분기에만 15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비비고 왕교자 전체 매출의 절반 수준이다.
한국식품산업협회 관계자는 "장기불황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단 기간에 대형 브랜드로 급부상했고, '냉동식품은 싸다'는 소비자의 고정관념을 깨고 프리미엄 냉동만두(비비고 만두 가격은 일반 만두 제품 대비 110∼120%선)로의 시장변화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성숙기 시장에 접어든 만두시장에서 비비고 만두를 앞세워 프리미엄 만두 시장이라는 새로운 '퍼플오션' 시장을 창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시장점유율과 매출을 높이기 위해 블루오션 개척의 위험 부담은 최소화하면서 창의적인 발상, 차별화 전략 등의 돌파구를 찾은 케이스"라고 말했다.
퍼플오션이란 포화시장을 뜻하는 레드오션과 경쟁자가 없는 시장인 블루오션을 조합한 표현이다.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신수요층을 개발하는 전략이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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