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리원 정신'으로 식품기업서 글로벌 생활문화기업 변신…2020년 매출 100조 목표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CJ는 최근 20년간 가장 괄목할만한 변화와 성장을 보인 대기업으로 손꼽힌다. 1996년 삼성그룹에서 분리돼 독립경영을 시작할 당시 매출 규모 1조7000억원의 식품기업에서 20년여만에 26조8000억원의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변신했다.
괄목한 만한 성장외에 눈길을 끄는 것은 CJ의 성장사에는 CJ만의 특별한 것이 있다는 것이다. 다른 대기업들이 대규모 인수합병(M&A)이나 수직계열화를 통해 사업을 확장해 온 것과 달리 CJ는 장기적인 비전을 확립하고 과감하게 새로운 사업에 뛰어드는 '제2의 창업' 방식을 택했다.
새로운 사업이나 시장 진출 시 최고, 최초, 차별화를 지향하는 온리원(ONLYONE) 정신으로 창조적 도전을 이어갔으며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며 새로운 것을 개척해가는 행보를 걸어왔다. CJ는 2020년에는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해외매출 비중 70%의 'Great CJ'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식품기업 한계 벗고 4대 사업군 완성= CJ 성장의 원동력은 이재현 CJ 회장이 강조하는 '창조적 사업다각화'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대표적이다. 1995년 드림웍스에 3억 달러를 투자할 당시 우려의 시선도 있었지만, 지금의 문화콘텐츠 기업을 만드는 초석이 됐다.
이후 39쇼핑(현 CJ오쇼핑) 인수를 통한 국내 홈쇼핑 시장 개척(1999년), CJ E&M 출범(2010년), 대한통운(현 CJ대한통운) 인수(2011년) 등의 굵직한 성과를 이끌어내며 문화창조기업으로 도약했다. 2012년부터는 CJ대한통운, CJ오쇼핑, CJ올리브영 등이 포함된 신유통사업군이 전통적 주력사업이던 식품사업군의 매출을 넘어서며 사업다각화의 성공을 알리기도 했다. 다른 사업군이 식품사업 실적을 넘어선 것은 CJ GLS로 물류사업에 첫 진출한 1998년 이후 14년만이다.
CJ그룹 관계자는 "4대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은 기존 대기업의 무분별한 문어발식 확장이 아닌, 상호 융합을 통해 시너지를 만들기 적합한 구조"라며 "CJ는 해외에서 주목받는 한류 콘텐츠를 통해 국격을 높임으로써, 한국 문화를 한류 상품 소비로 연결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온리원 정신'으로 창조적 도전 이끌어= CJ가 강조하는 정신은 '온리원(ONLYONE)'이다. 신규사업 진출이나 신제품 개발 시 가장 고려하는 요소다.
식품사업에서 과거 햇반, 컨디션을 통해 국내 전무했던 즉석밥 시장, 숙취해소 음료 시장을 개척했다. 또 글로벌 한식 브랜드 비비고, 프리미엄 한식 뷔페 계절밥상, 복합외식공간 CJ푸드월드 등을 선보이며 CJ만의 한발 앞선 식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사료와 바이오 사업에서는 세계 최고의 생산 기술력을 보유하며 과거 일본 기업 위주로 형성되었던 전 세계 사료용 아미노산 시장에서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도 국내 최초로 멀티플렉스 극장이라는 개념을 도입했으며, 오디션 열풍을 이끈 슈퍼스타K로 케이블 방송업계에서 최초의 두 자릿수 시청률을 돌파했다. 응답하라 시리즈와 미생은 케이블 드라마의 한계를 깨고 지상파 드라마 이상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또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명량, 국제시장 등의 영화도 한국영화 흥행 신기록을 새로 썼다.
글로벌 사업 진출 전략도 조금 다르다. 다른 기업들이 중국과 동남아 시장을 생산거점으로 활용해오던 것과 달리 현지 내수 서비스시장을 직접 공략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CJ오쇼핑은 지난 2004년 국내 홈쇼핑 업계 최초로 중국에 진출해 연간 1조원 이상의 취급고를 기록 중이며, 뚜레쥬르와 비비고, 빕스, 투썸 등 4개 브랜드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CJ푸드월드를 베이징에만 2개점(리두점, 첸먼점) 운영하는 등 식품사업 진출도 활발하다. CJ E&M이 자체 기획, 투자한 이별계약은 한중 합작 영화 사상 최고액인 약 2억위안(약 370억원)의 박스오피스 기록을 세웠다.
CJ그룹은 중장기적으로 북미 지역에서는 한식 및 한류 기반의 CJ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확산시키고 유럽과 남미, 중동 등 기타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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