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500억원 규모 151층 인천타워 건축공사 계약 무산 등 12건
건설업황 부진으로 관련 사업 철수 잇따라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올 들어 상장사들이 추진한 총 4조원 규모 사업이 백지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건설사들의 수주계약이 중단된 것으로 장기 불황의 여파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단일판매 공급계약 해지' 공시는 12건(코스피 6, 코스닥 6)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건에 비해 늘었다. 사업 규모도 지난해 1조7427억원에서 올해 4조1685억원으로 140% 증가했다. 건설경기 불황에 따른 공사수주 계약파기가 잇따르면서 이와 연관된 기계장비나 철강ㆍ실리콘 등의 상품공급도 중단됐다.
가장 큰 건은 지난달 5일 나온 2조500억원 규모의 151층 인천타워 건축공사 계약 무산 공시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공동 참여한 인천타워 건립사업은 지난 2006년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적극 추진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고착상태에 빠졌다. 결국 지난달 6일 송도랜드마크시티 사업계획 조정에 따른 계약 해지로 관련 사업은 무산됐다.
대우건설은 지난 6일 이라크 주바이르 유전 관련 공사 발주처로부터 프로젝트 사업성 변화에 따른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 사업 규모는 약 5600억원으로 대우건설 지난해 말 매출액의 6.38% 규모다. OCI는 넥솔론의 법정관리로 1조533억원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급계약이 해지됐으며, 두산중공업도 동부건설의 법정관리로 3000억원 규모의 동부그린 발전소 1ㆍ2호기 보일러 공사계약이 파기됐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건설사의 수주계약 무산이 주를 이뤘다. 희림은 지난달 4일 삼우자산관리의 계약해지 통보로 69억원 규모 그랜드 소피아 타워 주상복합 설계용역 사업을 접어야 했다. 지난 5일에도 퓨리에인터내셔널의 계약 해지로 149억원 규모 스리랑카 경마장 복합시설 설계용역 사업이 물건너 갔다. 울트라건설은 법정관리 도중 진행중인 47억원 규모의 공사(고속국도 제30호선 상주-영덕간 건설공사 제9-1공구 공급계약)가 해지됐다.
이밖에 용현BM와 스틸앤리소시즈도 건설 업종과 관련된 무계목 강관과 철금속 등 총 1000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이 중단됐으며, 인트론바이오는 32억원 규모의 인체 분자진단 시약과 장비 공급 계약이 무산됐다.
윤석모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까지 부진했던 업황이 반영돼 공급계약 취소가 일어났지만 최근엔 국내 분양시장이 살아나는 등 상위 건설사들에게 긍정적인 상황"이라며 "그러나 해외의 경우 기존 한국 건설사들의 주력 시장이었던 화공ㆍ발전 프로젝트 수주가 저조한데 아시아나 중남미 토목시장 등으로 사업을 다변화하지 않으면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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