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지 기자]개미들이 코스닥 강세장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코스닥지수를 650선까지 끌어올렸지만 급증하는 신용융자 등 과열 신호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상승장에 취하기보다 종목 선별에 주의를 기울일 때라는 지적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5일까지 코스닥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자는 2991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뒤이어 기관이 2881억원 어치를 사들여 힘을 보탰다. 외국인은 899억원 순매도했다.
개미의 활약은 3월 들어 더 두드러졌다. 이달 들어 24일까지 개인투자자는 코스닥시장에서 2655억원 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463억원 순매수, 기관이 1851억원 순매도한 것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빚을 내서 코스닥시장에 투자하는 개미들도 늘었다.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해 말 2조5364억원에서 이달 24일 3조389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반면 유가증권시장의 신융거래융자 잔고는 2조5406억원에서 2조9668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코스닥시장의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급증하는 신용융자에 더불어 시장 과열의 신호가 여럿 포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신고가를 경신하는 코스닥 업체들도 많지만 동시에 투자유의 종목과 투자경고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은 이미 코스닥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체 위주로 주가가 급등하고 있지만 실적과 업황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는 업체들이 많아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 코스닥 상장사 중 흑자를 내는 기업의 비중은 점차 줄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75.4%에 달했던 흑자기업의 비중은 2011년 73.9%, 2012년 72.4%, 2013년 70.3%로 해마다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68.2%로 떨어졌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코스닥 시장의 체질 개선과 대형화라는 긍정적 요인이 시장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다”며 “코스닥 활성화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상장기업의 수익성 검증 등 개별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은 코스닥지수가 부담권에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종목 선별에 노력을 기울인다면 여전히 시장에 투자할 종목은 많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은지 기자 eunj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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