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 워크아웃 직전 신한은행 900억대 대출 '특혜'외압 의욕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자원외교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이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경남기업 특혜공여 의혹에 주목하고 있다. '몸통'으로 이상득 전 새누리당(80) 의원도 거론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임관혁)는 지난 20일 신한은행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도 "신한은행으로부터 경남기업 자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검찰이 신한은행을 주목하는 까닭은 경남기업이 워크아웃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 탓이다. 경남기업은 2013년 10월 세번째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두번째 워크아웃을 졸업한지 2년5개월 만이다.
이 과정은 당시에도 논란이 일었다. 채권단과 협의가 되지 않아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던 다른 건설사들과 비교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법정관리를 피하고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통상 대주주의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경우 채권단과 협의가 있어야 한다. 결국 경남기업이 법정관리를 받지 않고 워크아웃에 들어가고 성 회장이 경영권을 지킬 수 있었던 데에는 신한은행 등 채권단의 합의가 있었던 셈이다. 신한은행은 2015년 기준 경남기업에 1672억원을 빌려줘 주채권은행의 지위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은 신한은행을 조사하며 이 부분을 살핀 것으로 보인다.
또 경남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가기 직전에 신한은행 등으로부터 900억원대 대출을 받은 부분도 수사 물망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경남기업의 단기차입금은 1분기 2722억원에서 2분기 3616억원으로 늘었다. 이미 부실이 장기화한 기업에 신한은행 등은 894억원을 대출해줬다고 볼 수 있다.
검찰은 채권단의 특혜가 금융당국의 압력 때문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전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 K씨는 경남기업 채권단 은행들에게 워크아웃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은 이를 두고 조사 중이며 4월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 전 의원이 금감원과 채권단에 압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2008년 9월께 이 전 의원이 경남기업의 주채권은행인 신한금융지주 당시 고위관계자에게 "경남기업을 워크아웃에서 제외해 달라"고 청탁했다는 의혹이 있었다. 또 감사원 조사를 받는 K씨도 채권단들에 압력을 넣으며 '윗선'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K씨는 "당시 정치권이 연루된 기업인 만큼 워크아웃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도록 일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여기에다 경남기업의 '비자금 저수지'로 지목돼 검찰이 수사 중인 '체스넛'에 코오롱글로벌이 2012년도부터 40억원대 지급보증을 해준 사실도 확인됐다. 이는 이 전 의원의 개입설에 설득력을 더한다. 코오롱그룹은 이 전 의원의 '친정'으로 전 정권 내내 밀착관계가 유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스넛은 경남기업으로 계열분리됐지만 기업 계열사로부터 여러 특혜를 받으며 '비자금 조성 창구'로 의심받는 곳이다. 검찰은 체스넛 대표를 소환조사했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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