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BOA, 주주의 분사제안 배제할 수 없어"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분사안을 단초로 미국에서 은행 대형화에 대한 논란이 다시 한 번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투자은행 사업부를 분사하라는 한 주주의 요구와 그럴 수 없다는 BOA 간 논쟁에서 규제 당국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주주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분사를 요구하고 있는 주주는 은행 대형화가 시스템적 위기를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SEC는 주주가 요구하고 있는 분사안을 BOA가 주총 안건에 대한 정보가 담긴 '주총 안내서(proxy statement)'에서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BOA측에 전달했다. 주총 안내서에 분사안을 포함시켜 주주들이 분사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BOA 분사안을 요구하고 있는 주주의 이름은 '바틀렛 나일로'다. 나일로는 비영리 소비자 단체 '퍼블릭 시티즌'에서 일하고 있으며 허핑턴 포스트는 나일로가 기업 지배구조·금융시장·주주 권리 문제에 대한 전문가라고 소개하고 있다.
나일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대형 위기가 다시 재발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BOA를 분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투자은행 사업부를 상업은행과 소비자 대출 사업부로부터 떼내야 한다는 것이다. 나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후 2010년에 금융 규제법인 도드-프랭크법이 마련됐지만 여전히 대형 은행을 규제하는데 충분치 않으며 분사를 통해 예금주, 주주, 납세자들을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BOA가 별도의 독립위원회를 만들어 분사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BOA는 나일로의 분사 제안이 구체적이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SEC로부터 주총 안내서에 분사안이 배제돼야 한다는 BOA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전달받으면서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BOA의 로렌스 그레이슨 대변인은 안건이 상정될 경우에 대비해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BOA 이사회는 정기적으로 분사와 같은 문제들을 논의하고 있다며 특별위원회는 필요치 않다고 믿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BOA는 사업 구조 유연화·단순화를 통해 수 천억달러의 비용을 줄였고 이사회는 계속해서 주주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BOA 경영진이 분사안을 반대하고 있다며 분사안이 다수 주주로부터 동의를 끌어내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나일로는 지난해 BOA측 손을 들어줬던 SEC가 올해 동의해준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며 주주들이 대형 은행들의 분사를 추진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대형화 문제는 지난 1월에도 이슈화된 바 있다. 당시 골드만삭스는 당국의 규제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JP모건 체이스가 4개 사업부로 분사하는 것이 낫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해 월가의 주목을 받았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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