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구팀, 많은 광자 순간이동 방법 찾아내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양자컴퓨터를 앞당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많은 광자들의 양자 순간이동 방법을 국내 연구팀이 찾아냈다. 새로운 양자측정방법을 통한 효율적 양자정보기술의 가능성을 열었다.
국내 연구팀이 많은 수의 광자들을 한꺼번에 순간이동 시킬 수 있는 획기적 양자 측정 방법을 찾아내 효율적 양자정보처리의 가능성을 열었다. 광자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최소 단위의 에너지를 가진 빛의 알갱이를 말한다. 양자 순간이동(quantum teleportation)은 양자 얽힘을 이용해 양자정보를 한 곳에서 사라지게 하고 다른 곳에서 나타나게 하는 전송 방법이다.
하나의 광자를 순간이동 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얽힌 광자 쌍을 만들어낸 후에 양자 얽힘을 구별해내는 특별한 양자측정(벨 측정이라고 불림)을 수행해야 한다. 이런 방법으로 하나의 광자를 순간이동 시키는 것은 양자역학 자체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성공확률이 50%를 넘을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 방법으로 다수의 광자들을 순간이동 시키기 위해서는 하나를 보낼 때마다 각각 양자 측정을 수행해야 한다. 각각의 측정이 모두 성공해야 한다. 전체 과정이 성공할 확률은 매우 낮을 수밖에 없고 이는 양자정보기술의 개발에 큰 장애요인으로 알려져 있었다.
연구팀은 단일 광자들 간의 얽힘이 아닌 많은 수의 광자들이 한꺼번에 얽혀있는 상태를 사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밝혔다. 다광자 얽힘 상태를 이용할 경우 모든 광자들이 서로 얽혀있는 특별한 성질 때문에 단일 광자들에 대한 양자 측정이 단 한번만 성공해도 다광자 얽힘 상태에 포함된 광자들의 수에 해당하는 만큼의 많은 광자들을 순간이동 시킬 수 있게 된다.
연구팀은 이 방법이 양자컴퓨터의 효율적 구현에 열쇠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기존의 방법과 같이 하나의 광자로 하나의 양자 비트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광자로 하나의 양자 비트를 구성해 양자 비트의 전송과 연산 확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확장성이 있는 양자전산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정현석 교수가 주도하고 동일 학부 이승우 교수가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물리학 분야의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3월 17일자 온라인판(논문명:Nearly deterministic Bell measurement for multiphoton qubits and its application to quantum information processing)에 실렸다.
정현석 교수는 "기존에 알려진 한계를 넘어 양자상태로 존재하는 많은 광자들을 한꺼번에 순간이동 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인 결과"라며 "양자컴퓨터의 확장성을 개선하는데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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