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국민연금의 예상수익률이 과도하게 높게 설정되어 있는 등 연금재정 전망 추계가 엉터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가 반영될 경우 국민연금 고갈 시기는 정부의 예상시점보다 훨씬 앞당겨질 수 있지만, 국민연금기금 수익률이 비합리적으로 높게 잡혀 있어 이 같은 상황이 감춰져 있었던 것이다.
감사원이 16일 공개한 '국민연금 운용 및 경영관리실태'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의 실제 수익률에 비해 예상 수익률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국민연금 수익률이 예상 수익률에 크게 못 미치고 있기 때문에 연금 고갈 시점은 당초 알려진 2060년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복지부가 2013년 3월 발표한 재정추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은 올해부터 2060년까지 4.6%에서 7.3%의 기금운용수익률을 거두는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2015년부터 2019년까지는 수익률을 6.8%에서 7.3%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 같은 수익률 계산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수익률 계산의 밑바탕이 되는 회사채 수익률은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줄곧 하향세를 보였지만 기금의 예상수익률은 높았기 때문이다. 금리 전망치 역시 과도하게 높게 잡혀있다. 가령 2013년을 기준으로 대부분의 경제기관은 금리를 3.2~3.8%가량으로 예상했지만 복지부는 4.7%로 예상했다. 실제 2013년 금리는 3.2%에 불과해 1.5%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복지부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도 금리를 6.2~6.6%로 예상했으며, 기금운용수익률은 6.8~7.3%로 전망했다. 하지만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초로 1%대로 내린 것에서 확인되듯 이 같은 금리 전망치는 틀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최근 기금운용수익률은 전망치를 크게 못 미쳤다. 2013년의 연금기금 실적은 1%포인트가량 낮았으며 2014년에는 1.7%포인트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과 2014년의 경우 기금운용수익률은 실제와 전망치 간의 큰 괴리를 보였다.
감사원의 분석에 따르면 연금기금수익률이 정부의 예상보다 1%포인트만 낮을 경우 기금이 고갈되는 시점은 2055년으로 5년이 빨라졌다. 연금기금수익률이 더욱 낮아질 경우 기금 고갈 시점은 더욱 앞당겨질 수 있는 셈이다.
감사원은 이와 관련해 복지부에 국민연금에 대한 재정수지를 재계산할 때에 기금운용수익률 등 주요 변수를 적정 수준으로 추정해 국민연금에 대한 재정수지 재계산의 현실 적합성을 제고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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