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박람회에서 좋은 제품을 내놓는 것 만큼 중요한 부분은 '부스'를 어떻게 꾸밀 것인지다. 어떤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고 어떤 콘셉트로 포장할지는 참관객들의 이목을 끌고, 회사의 경영 전략을 알리는 중요한 요소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Fira Gran Via)'에서 나흘간 펼쳐진 세계 모바일 축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가 5일(이하 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각종 신기술과 신제품을 선보인 1900여개 참가 업체들은 '부스'에도 혁신을 일으켰다.
◆HTC "단순함은 가라" = HTC는 가장 기하학적으로 부스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스 중앙에 현란한 장식을 배치하고 지속적으로 색이 바뀌도록 꾸며 HTC 부스를 지나갈 때마다 마치 새로운 곳을 방문하는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HTC가 내놓은 신제품 M9은 부스만큼 '새로운' 느낌을 주진 못했다. 메탈 소재를 적용한 M9은 디자인 측면에서 거의 유사하면서 성능만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 버지는 이를 두고 자동차에 비유하면서 "엔진만 업그레이드한 격"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우리 마을 찾아왔니?" = 마이크로소프트는 부스를 하나의 작은 마을처럼 꾸몄다. 길가의 가로등과 가짜 잔디, 움직이는 '구름'은 참관객들을 '윈도95' 시대를 떠올리게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MWC에서 새 윈도폰 '루미아 640'과 '루미아 640 XL'를 선보였다. 루미아 640 XL은 한 개의 심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표준 싱글 심 모델과, 두 개의 심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듀얼 심 모델로 구분된다.
◆ZTE "우린 '유기농'이다" = 중국 제조업체 ZTE는 부스 벽면을 친환경적으로 표현했다. 마치 정글을 연상케 하듯 녹색 숲을 조성했다. ZTE는 '블레이드S6'를 선보였다. 5.0 HD 인셀 화면으로 구성된 블레이드S6는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옥타코어 CPU와 함께 퀄컴 스냅 드래곤(615 옥타 코어 64비트)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삼성, 절제된 美를 과시하다 = 삼성이 마련한 부스는 영화 세트장의 한 장면 같았다. 외신들은 올해 삼성전자의 부스는 "놀라울 정도로 차분하면서도 고상했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를 발표한 삼성은 미디어와 파트너사에만 전시 부스를 오픈했다.
부스 내에는 두 모델을 위한 체험 공간만 마련해 MWC 기간 중에는 오로지 갤럭시 S6 시리즈의 홍보에만 주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했다. 부스 밖에도 갤럭시 S6 시리즈를 소수 전시했지만, 중국 업체들의 디자인 도용 등을 우려해 일반 관람객은 만져보지 못하게 유리관 안에 넣어놨다.
◆레노버, '현란함'으로 눈길을 사로잡다 = 레노버가 마련한 부스는 MWC 참가업체 중 큰 축에는 들지 않았다. 다만 현란한 '라이트닝' 디자인으로 눈길은 사로잡는 데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특히 레노버는 모토로라와 한 가족이 됐다는 것을 강조하는 데 힘을 쏟았다. 전시 부스 내 로고는 레노버와 모토로라가 혼재돼 있었으며, 모토로라의 보급형 스마트폰 신제품인 '모토 X' 등을 홍보하는 데 열을 올렸다. 레노버보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모토로라의 스마트폰 제조 역량을 활용해 시장 지위를 강화하려한다는 분석이다.
◆지오니 "잠시 쉬다가세요" = 중국의 2세대 제조사 가운데 유일하게 이번 MWC에 참가한 지오니는 부스에 '바'를 만들었다. 세계 최대 박람회인 만큼 큰 전시장을 돌아다니는 참관객들의 '갈증'을 이용해 이목을 끌어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오니는 MWC를 통해 두께 5.5㎜의 초박형 디자인을 강조한 이라이프S7를 발표했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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