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3,4호기에 적용된 한국형 원자로가 미국 수출의 물꼬를 틔웠다.
5일 한국수력원자력은 국산 원전 신형경수로(APR1400)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설계인증 사전심사를 통과하고, 본심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번 심사는 NRC의 강화된 사전심사 절차가 최초로 적용된 사례로, 까다로운 사전심사를 통과함에 따라 향후 본심사 승인의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NRC의 설계인증은 원전 부지 특성에 따른 일부 설계를 제외하고, 원전 전체에 적용되는 표준설계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인증받는 것이다.
설계인증을 취득하면 미국내 원전 건설시 해당 원전의 안전성을 사전에 인증 받았다는 효과 뿐만 아니라, 표준설계 인증에 따른 관련 심사 면제로 건설·운영 인허가 기간과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이에 한수원은 지난 12월23일 한국전력과 공동으로 APR1400의 설계인증 신청문서를 제출한 바 있다.
한수원에 따르면 향후 10~20년새 미국내 운영허가 만료 원전이 집중돼 대체 신규원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인허가 여건상 최신 안전요건을 만족하는 설계인증 취득 원전만이 새로이 건설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설계인증을 받은 원전에 수주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NRC 설계인증 본심사 착수는 미국 시장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것을 넘어 한국의 우수한 원전설계 역량을 세계에 알리고 한국형 원전의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켜 원전수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까지 미국 웨스팅하우스사의 AP1000(개량형 가압경수로) 등 5개 노형만이 설계인증을 취득한 바 있으며, 프랑스 아레바社의 EPR(개량형 가압경수로)과 일본 미쓰비시의 APWR(개량형 가압경수로) 등은 설계인증 심사 중이다.
세종=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